신년 축시

서지월 시인

한반도가 북만주땅 향해 머리 두고

남태평양 항해 발 뻗어

오천년 지나왔으니

스러져간 대숲 바람 일으켜

곧은 대나무 끝 아리랑 깃발 펄럭이며

다시 일어서야 할 때

 

누가 누구를 나무라고

누가 누구를 헐뜯어랴

사촌 논 사면 배아픈 것도

다 지난 일로 돌리고

준마(駿馬)의 채찍 가해 전진할지어다

 

인걸은 가고 없고

잡풀과 돌멩이들 남아 아우성이지만

잡풀들 지나간 자리 향기로운 숲 되고

돌멩이들 뭉쳐 바위 되리라

 

백두산 할아버지 자나깨나

묵언으로 꾸짖지만

그 위엄 눈치 채지 못한 못난 자들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서책(書冊) 거꾸로 놓고 읽는 자들

모두 걸어나와 먼 산을 보라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변하지 않는 건 청산

청산을 뒤로 하고 역사의

수레바퀴 굴릴 수 없는 법,

 

새벽마다 옹달샘에 물 퍼먹는

산토끼도 제 얼굴 물에 비추어 보며

세수하고 단정히 자신을 추스리나니

그 산토끼를 닮아야 하리

 

아, 이제는 일제히 일어서야 할 때

한강 금강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만 노래하지 말고

예성강 대동강 청천강 더 있잖은가

흑룡강 우수리강 송화강 해란강

압록강 두만강도 노래해야 하리

 

낮에 나온 반달이 하염없이

잃어버린 제짝 찾아가듯

한밤에도 늘 깨어있는 북두성이

우리 갈 길 가르켜 주네

 

미련한 것들아, 촉새같은 것들아

얼굴 부끄럽지 아니한가

초등학생 보다 못한 안목

정말 창피하지 아니한가

 

아, 이제는 일제히 일어서야 할 때

청마(靑馬)가 돌자갈밭 지나고

만주벌판 지나 몽골초원으로

저 웅장한 대흥안령을 넘어 뛰고 있나니

 

옛사람들 흰 두루마기 입고

조국과 민족을 위해

타관을 떠돌았나니

그 이마라도 짚어볼 일이다

  

서지월 시인 약력

▲1955년, 고주몽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대구 달성 가창 출생.

▲1985년『심상』 신인상 및『한국문학』신인작품상 시 당선으로 등단.

▲1999년, 전업작가 대한민국정부 특별문예창작지원금 일천만원 수혜시인에 선정됨.

▲2002년, 중국「長白山文學賞」(세계문학부문) 수상.

▲2006년, 대구 MBC 문화방송 창사기념 축시 <달구벌의 빛과 소리>가 대구 MBC 문화방송 가곡으로 작곡됨.

▲2007년, 한국시인협회 창립 50주년기념 향토적인 삶을 찬양하고 노래하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시인으로 선정됨.

▲2007년, 달성군 주관, 한국시인협회 MBC KBS 등 후원으로 詩碑「비슬산 참꽃」이 비슬산 자연휴양림에 세워짐.

▲2012년, 『 생활국어』교과서 (중학교 3-1) 개정판에「귀계공과 달성공원」이 수록됨.

▲2012년, 연변시조시사회 주관, 연변과기대학교 및 평양과기대학교 총장으로부터 중국 연변「민족시문학상」수상.

▲현재,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작가회의 공동의장. 한중공동 대구시인학교 지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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