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신종마약사건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일선 학교나 학원에서 초·중·고생을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강사)들이 신종 마약을 밀수하거나 유통, 투약한 혐으로 무더기로 적발된 것이다. 마약에 취한 외국인들이 강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부모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을 교육하는 외국인 교사(강사)들에 대한 마약검사 강화는 물론 국내 장기 체류 외국인에 대한 엄격한 마약관리 대책이 급하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2014년 마약류 관리종합대책'을 내놓았는데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 대책은 의료용 마약류의 상시 모니터링이나 국제협력 강화, 마약류·환각물질 오남용 예방 홍보교육 강화 등이 골자다. 구체적인 마약 투약자에 대한 단속 등의 실질적 내용이 빠져 있다.

지난 6일 대구지검 강력부(김옥환 부장검사)가 신종마약을 투약하거나 유통시킨 혐의로 대구지역 중학교 원어민 교사 A씨(영국)와 영어학원 강사 B씨 (미국) 등 6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같은 혐의로 주한미군 군속 C씨와 대학교 어학원 강사 D씨(캐나다)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3명을 지명수배했다. 대구검찰이 붙잡은 외국인 범죄자 14명 중 학원이나 대학교의 원어민 교사와 강사가 8명이나 된다. 이들은 지난해 중국이나 네덜란드 등지에서 합성대마의 일종인 '스파이스'나 신종마약인 'DMT'를 들여와 이를 흡입했다. 이들은 스스로 흡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등에게 판매하는 마약상역할도 했다니 놀랄 일이다. 검찰에 따르면, 스파이스는 대마보다 훨씬 강력한 환각효과가 있는 물질이다.

구속기소된 대구 모 중학교 원어민 교사는 구속 불과 몇 달 전인 지난해 8월 대구시교육청과 재개약을 하고, 11월 말까지 학교에서 근무했다. 재계약 당시 교육청이 마약 복용검사를 했는데 음성반응이었다고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대구지역 초·중·고교에서 외국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만해도 485명이나 된다. 또 외국인 학원 강사는 629명(총 489개 학원)에 이른다. 전국의 원어민교사와 학원 강사 등에 대한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

최근들어 합성대마 등 신종마약류가 급증하고 있다. 또 국제우편 등 새로운 경로를 통한 밀반입 증가,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사용이 크게 증가하는 등 마약류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어제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해외조직과 연계한 재미교포 마약상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5만1천44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50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밀수 판매하려던 조직을 적발한 것이다. 이처럼 최근들어 마약류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국내 거주 외국인 영어강사 및 주한미군의 마약류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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