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동계올림픽 17일간의 열전 '대단원의 막', 평창, 대회기 인수…러시아, 20년 만에 종합 1위

소치 동계올림픽 성대한 폐막24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대형 올림픽 링이 경기장 바닥에 아름답게 형상화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순위 13위에 머물며 3회 연속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다음 대회는 4년 뒤 대한민국의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다. 연합

열이레 동안 지구촌을 겨울 스포츠의 향연으로 뜨겁게 달군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의 성화가 사그라졌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흑해 연안의 휴양도시인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 소치올림픽이 24일 오전 1시 14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폐회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현지시간으로 23일 열린 폐회식은 개회식 때와 마찬가지로 2014년을 뜻하는 20시 14분(오후 8시14분)에 시작됐다.

이번 대회의 주인공인 참가국 선수들은 각국 기수가 먼저 들어선 뒤 자유롭게 경기장에 입장해 소치에서 만들어낸 감동과 환희의 순간들을 되돌아보고 석별의 정을 나누며 재회를 기약했다.

한국 선수단 기수는 개회식 때와 같이 자신의 여섯 번째 올림픽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마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맏형 이규혁(서울시청)이 맡았다.

러시아로 귀화해 8년 만에 다시 3관왕을 차지하고 부활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는 선수단 입장에 앞서 이번 대회 러시아의 종목별 챔피언들과 함께 러시아 국기를 들고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선수단 입장 후에는 전통에 따라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30㎞·남자 50㎞ 단체출발 시상식이 열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메달을 수여했다. 두 종목은 각각 노르웨이(여자), 러시아(남자)가 금·은·동메달을 휩쓸었다.

개회식이 초강대국으로서 러시아의 부활을 알리는데 초점을 맞춰 장대하게 꾸며졌다면 폐회식은 절제된 예술극장 같은 분위기에서 객관적으로 러시아 문화를 그리려 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미술, 음악, 발레, 문학, 서커스 등이 차례로 무대를 수놓았다.

이번 폐회식에서는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차기 겨울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이 대회기를 인수하고 나서다.

아나톨리 파호모프 소치 시장으로부터 대회기를 인수받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이석래 평창군수에게 다시 대회기를 전달했다.

이어 태극기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와 개최국 러시아 국기 옆으로 게양되는 동안 차기 개최도시인 평창과 강릉 출신의 남녀 어린이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와 애국가를 불렀다.

대회기는 25일 귀국길에 오르는 우리 선수 본단을 따라 전세기편으로 운반돼 2018년 평창 올림픽 때까지 평창군청에 보관된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기 인수와 함께 8분짜리 문화예술공연을 통해 차기 대회 개최지가 대한민국의 평창임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알렸다.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소치올림픽 조직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바흐 IOC 위원장이 폐회를 선언했다.

대회 마스코트인 눈표범(설표), 토끼와 함께 등장한 북극곰은 입김을 불어 17일 동안 소치를 밝힌 성화를 끄고 나서 작별이 아쉬운 듯 눈물을 흘렸다.

이번 소치올림픽에는 역대 최다인 88개국에서 2천800여 명의 선수가 출전, 98개 세부 종목에서 메달을 놓고 겨뤘다.

우리나라도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스키, 빙상,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등 6개 종목에서 역대 최다인 71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메달 4개 이상 획득과 3회 연속 종합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노렸다.

하지만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는데 그치고 종합순위도 13위로 밀려나면서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중국(금3·은4·동2개)에도 순위가 뒤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아 국가 1위 자리마저 내줬다.

1980년 모스크바 하계 대회를 치렀던 러시아는 소치 대회 개최로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에 이어 7번째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대회 개막 전부터 테러 위협에 따른 안전 우려와 러시아의 '반(反) 동성애법' 제정과 인권 문제 등으로 논란이 끊이질 않았지만 막상 대회는 큰 탈 없이 치러졌다.

특히 대회 준비에만 500억 달러(약 54조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초강대국으로의 부활을 알리려 애쓴 러시아는 남자 쇼트트랙 3관왕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미국 출신으로 남자 스노보드 2관왕에 오른 빅 와일드 등 귀화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20년 만에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