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식구 감싸기에 앞서 엄한 제재로 신뢰 회복해야

이종욱 스포츠레저부장

2014 프로축구 현대오일뱅크 K리그가 막을 올렸다.

지난 8,9일 전국 6개 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개막전에는 겨우내 프로축구를 기다려왔던 팬들이 찾으면서 경기당 평균관중이 1만3천명을 훌쩍 넘었다.

8일 지난해 K리그 최초 더블우승을 차지한 포항스틸러스와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울산현대가 맞붙은 포항스틸야드에는 꽃샘추위 속에서도 만석에 가까운 관객이 몰렸다.

경기시작 휘슬이 울리자 말자 울산 하피냐가 기습적인 노마크 찬스를 만드는 등 경기는 90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뜨겁게 달아올라 1만6천여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득점은 울산이 터뜨린 단 1골밖에 터지지 않았지만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상대를 압박하다 틈만 나면 위협적인 슈팅이 잇따라고 선수들은 몸을 날려 골을 막아 한국프로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오점이 있었다면 주심과 제 2부심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이들의 판정은 처음부터 오심으로 시작됐다.

전반 30초가량 지난 시점 울산 미드필더진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포항진영 중앙으로 침투하던 하피냐에게 길게 크로스했으나 포항미드필드에 서 있던 김신욱의 머리에 맞은 뒤 하피냐에게 이어졌다.

문제는 김신욱이 헤딩으로 연결할 당시 하피냐가 포항 수비라인보다 1m가량 더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명백한 오프사이드였음에도 제2부심의 깃발을 올라가지 않았다.

부심과 거리가 있어 김신욱의 머리에 맞는 순간을 못봤을 수도 있으니 이해할 수 도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후반 30분께 포항이 울산 아크부근으로 크로스한 볼을 울산수비수가 의도적으로 팔을 이용해 볼을 쳐냈음에도 주심이나 부심 모두 눈을 감았다.

핸드볼 반칙규정이 심판재량에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재량의 한계는 선수들이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상황이어야 함에도 울산 수비수의 핸드볼 반칙은 파울을 넘어 명백한 경고감이었음에도 심판들의 눈에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 38분 포항PA오른쪽을 돌파하던 울산 하피냐가 손과 발을 이용해 포항 김광석을 밀치는 파울을 범했음에도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고, 결국 결승골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심판은 경기종료 직전 김신욱이 포항수비수들의 머리를 훌쩍 넘길 만큼 발을 들어 경합을 벌였음에도 파울만 적용시켰을 뿐이다.

결국 포항은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페널티킥 1개를 잃었고, 받아들이기 힘든 1실점으로 개막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문제는 이날 경기만 그런게 아니란 데 있다.

지난해 8월 3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울산전 당시에도 관중들이 심판 오심에 항의하며 경기장에 감금하는 사태가 빚어지는 등 유독 현대가(家) 프로축구팀들과의 경기에서 오심논란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맹은 오심논란에 대한 반성보다는 감독 및 선수, 구단스태프 등이 공개된 장소에서 판정과 관련한 발언을 할 경우 500만원의 제재금을 물도록 하는 등심판판정에 대해 더욱 폐쇄적으로 대응했다.

이같은 연맹의 이해할 수 없는 대응으로 인해 프로축구계는 물론 팬들로부터 공신력이 떨어진 지 오래다.

따라서 차제에 연맹은 포항-울산간 개막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해당 심판에 대한 엄중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특정팀 지원하기'의혹을 떨쳐버리는 것은 물론 프로축구에 대한 팬들의 신뢰도를 높여나가주기 바란다.

또한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오심논란과 관련 제식구 감싸기에 앞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후판단과 엄중한 제재로 팬심을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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