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창세기를 바탕으로 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노아'가 흥행하고 있는 가운데 종교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해 눈길을 끈다.

다음 달 17일 개봉하는 '시선'은 1970년대를 대표했던 이장호 감독이 '천재선언'(1995) 이후 19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영화다.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2013)이란 공동 연출작을 선보인 바 있지만, 단독 연출은 19년 만이다.

영화는 이슬람 국가로 선교를 떠난 기독교 선교단이 무장단체에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엔도 슈사쿠의 장편 소설 '침묵'을 모티브로 순교와 배교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약한 마음을 섬세하게 그렸다.

세속적이고 탐욕적인 선교사이지만 과거의 아픔을 가진 조요한 역으로 오광록이 출연한다. 이 감독은 약 50일간 캄보디아에서 영화를 촬영했고, 처음으로 후시녹음이 아니라 동시녹음으로 진행했다.

다만, 이슬람 국가에서 선교사들이 고통을 겪는 내용을 담은 탓에 무슬림 일부가 악역으로 나온다. 부활절을 3일 앞둔 다음 달 17일 개봉한다.

'시선'보다 일주일 앞선 다음 달 10일 개봉하는 '선 오브 갓'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다. 탄생, 제자들과의 만남, 고행, 죽음과 부활 등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예수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크리스토퍼 스펜서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앞선 영화들보다 종교적 색채가 많이 떨어지지만 천주교를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 '신부의 아이들'도 다음 달 17일 개봉한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크로아티아의 예술영화로, 제54회 테살로니키영화제 등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빈코 브레잔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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