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공포·왕따 소재 적절히 뒤섞여

귀신을 보는 능력 탓에 어린 시절부터 고통받아온 인수(강하늘).

한을 풀어달라는 귀신들의 잇따른 민원에 힘들어하던 그는 낙향해 삼촌(김정태)과 함께 산다.

그러나 이사를 했다고 타고난 능력이 줄어들 리 만무하다.

학교에서 떠도는 영혼들로부터 관심을 받던 그는 예쁘고 착한 귀신(김소은)을 만나 서로 친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인수는 마스크를 한 원혼의 존재를 알게 되고,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하나 둘 실종되기 시작한다.

'소녀괴담'은 올해 개봉하는 첫 한국 공포영화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귀신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여고괴담 시리즈와 통한다.그러나 '여고괴담'처럼 톤이 심각하진 않다.

영화는 공포영화답지 않게 코믹한 요소가 다분하다.

퇴마사 집안의 삼류 퇴마사 김정태와 처녀 귀신이 만들어가는 재미는 공포에 지친 관객들에게 약간의 휴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소녀 귀신과 인수의 기묘한 러브라인은 멜로적인 느낌마저 담아낸다.

이 같은 장르적인 뒤섞임 속에 영화는 '왕따'라는 묵직한 소재와 공포를 결합했다. 잘 맞을 법한 궁합이다.

그러나 그동안 많이 소비된 '왕따'라는 소재에 그 어떤 새로운 옷을 입히진 못했다. 극의 전개와 방향은 예상 가능한 상태로 흘러가고, 권선징악이라는 공포영화의 전통적인 전형성에서도 탈피하지 못했다.

그래도 지하철에서 귀신과 인수가 마주하는 장면을 그린 초반 지하철 시퀀스는 상당히 무섭다.

귀를 할퀴는 금속성 짙은 소리는 공포감을 더한다.

'남의 소리'(2013) '드라이버'(2013) 등 공포영화를 주로 연출한 오인천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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