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기술력 차이 없어, 글로벌 무대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과 디자인 접목 필요

김석향 경북지식재산센터장

현대사회는 제품의 생산기술 격차가 점점 좁아지고 있어 기술력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이 한계에 도달했다.

특히 경제의 패러다임이 '생산자와 기능 중심'에서 '사용자와 감성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이를 반영하는 디자인이 기업 및 국가경쟁력의 핵심 가치로 등장하고 있다.

기술과 자원의 평준화에 직면한 기업들은 경쟁 우위를 담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부가가치 창출의 원동력이 디자인이라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실시한 '2013 산업디자인 통계조사'에 따르면 디자인이 타 업종에 기여한 경제적 부가가치는 69조4천억원으로 우리나라 한 해 국내총생산(GDP)의 5.5%에 해당된다.

또한 투자 대비 매출 증대 효과가 디자인은 14.4배, 기술 연구개발(R&D)은 5배로 디자인이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미래의 소비기준은 인간의 섬세한 감정을 파악해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High Concept를 인간 중심의 디자인을 이용하여 얼마만큼 High Touch로 완성했는가에 달렸다고 말할 만큼 앞으로는 기능중심이 아닌 인간의 감성을 손쉽게 자극할 수 있는 디자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애플 신화의 주인공 스티브 잡스는 2009년 아이패드 제품 발표회에서 "애플은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인문학적 상상력은 나아가 기업현장에서 기술과 인문학이 융합하는 시대, 즉 혁신에는 인간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기술과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를 중요시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포스코건설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와 함께 '더샵 외관색채 디자인'과 '통합사인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상용화에 나섰다.

'색다른 상상'을 컨셉트로 아파트 단지 내외부의 디자인을 차별화해 안정적인 느낌을 지닌 '어번 웜 그레이(Urban Warm Gray)' 색상과 고채도 강조색인 '히든 컬러(Hidden Color)'를 조화시켜 입체감과 고급스런 이미지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코카콜라사의 콜라병(컨투어) 디자인은 직선의 일반 병에서 여성의 몸(실제 코코넛의 곡선을 따옴)을 닮은 라인과 주름으로 양도 더 풍성하게 보일 수 있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기능적 측면까지 더해 병만 보더라도 '코카콜라'라고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디자인으로 이룰 수 있는 최고 제품이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특허청에서는 7월부터 디자인출원서 양식을 국제규격에 맞추고, PCT(특허 국제출원제도)와 비슷한 '헤이그 출원제도(WIPO)', 디자인의 존속기간을 기존 15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등 우리나라의 디자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디자인보호법을 국제사회에 적합하도록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기술에 감성을 입히는 디자인에 투자하는 것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무대에 살아남는 중요한 핵심이 될 것이다.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의 완성된 제품에 감성디자인을 접목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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