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건강에 나쁘진 않아…당뇨환자 과식은 위험

오는 14일은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초콜릿을 주 고 받는다는 밸렌타인데이다. 때문에 벌써부터 백화점과 쇼핑센터 등에는 밸런타인데이 판촉이 한창이다.

초콜릿은 입 안에서 녹는 달콤, 쌉싸름한 그 맛에 매력이 있다.

그러나 그 달콤함이 때론 비만, 충치의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금기식품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초콜릿이 꼭 건강에 나쁘지만은 않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초콜릿 중에서 칼로리가 높아 비만이 되는 요소는 당분이 아닌 지방인데 전체 초콜릿의 20%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최근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식사 전에 초콜릿처럼 유분이 많은 과자를 먹으면 팽만감으로 식사량을 줄일 수 있어 과식방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밸런타인데이가 있는 2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초콜릿을 나눠 먹을 계획이라면 초콜릿에 담겨 있는 건강정보까지 함께 공유하면 어떨까? 초콜릿에 대한 여러가지 궁금증을 전문가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 초콜릿은 ‘사랑의 묘약’

18세기 유럽에서는 초콜릿이 최음제로 알려지면서 성 문란을 우려해 국가적으로 금지되기도 했다. 실제 초콜릿의 주성분인 카카오 열매에는 카페인, 페닐에칠아민 등 다양한 중추신경 흥분물질이 들어있어 우울한 기분과 피로를 일시적으로 회복시켜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영화에서처럼 정력의 묘약으로까지 비쳐지는 것은 과장이다. 초콜릿은 흔히 감정을 흥분시키고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 긴장감을 풀어주는 ‘사랑의 묘약’으로 불리는데 그 이유는 초콜릿에 들어있는 ‘페닐에칠아민’이란 물질 때문이다.

이 물질은 우리가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을 때 뇌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초콜릿만큼 페닐에칠아민을 많이 함유한 식품은 없다.

◇ 당뇨환자, 초콜릿 과식은 위험

당뇨환자가 갑작스런 저혈당증에 빠졌을 때 초콜릿은 몸에 빠르게 흡수돼 저혈당 증상을 해소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초콜릿은 섬유질이 부족하고 단순 당과 지방함량이 높기 때문에 장기간 과식하는 것은 금물이다.

몇 해 전 국내서 상영된 영화 ‘초콜릿’에서도 이런 장면이 목격된다. 당뇨병을 앓던 할머니는 주인공이 차려낸 푸짐한 초콜릿 생일상을 과식한 뒤 숨진다. 당뇨병 환자가 당뇨 치료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열량이 많은 음식을 과식하면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다.

또한 감염이나 탈수, 스트레스가 동반되는 경우에는 당뇨성 케톤산증 또는 고삼투압성 혼수를 유발해 사망할 수 있다.

◇ 두 얼굴의 초콜릿…제대로 알고 먹어야

초콜릿의 성분 중 하나인 플라보노이드는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혈소판 응집을 막아주므로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그러나 현재 시판 중인 초콜릿에는 주원료인 카카오보다 전지분유 등 지방 성분이 훨씬 많이 들어있어 오히려 ‘너무 많이’ 먹으면 수명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건강을 생각한다면 주원료 함량이 높은 어두운 색 초콜릿을 먹는 게 좋다.

또한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 콩에 포함된 폴리페놀은 노화방지 효과로 주목 받고 있는 항산화물질로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초콜릿에는 같은 양의 녹차나 포도주에 들어있는 것보다 많은 양의 폴리페놀이 들어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초콜릿의 전체 양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초콜릿을 먹으면 노화가 지연된다’로 비약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세홍 교수는 “초콜릿은 심혈관 및 위장 질환 예방에서 노화방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효능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은 초콜릿의 일부 성분을 추출, 동물실험하거나 한가지 면만 부각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부 성분을 집중적으로 투여했을 때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면만 생각하고 너무 많이 먹는다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면서 “간질성 방광염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 불안장애, 편두통, 역류성 식도염 등의 질환에서는 초콜릿 섭취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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