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농·오이생산…“끊임없는 노력·열정으로 화훼 억대부농의 꿈 이뤘죠”

곽길수씨가 비닐하우스에서 꽃을 가꾸고 있다.

가을이면 떠오르는 시가 있다.

바로 미당 서정주의 국화옆에서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 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국화 한송이를 피우기 위해 수없이 많은 밤낮을 뜬눈으로 보내는 이가 있다.

칠곡군은 화훼농가가 강하다.

이에 부부농부인 곽길수(45)씨를 만나 어려움속에서도 화훼로 억대수입을 올리는 비결을 들어봤다.

의외로 비결은 단순했다.

끊임없는 노력 또 노력이었다.

농부 9년차인 곽씨는 현재의 농촌환경에 대해 한마디로 '너무 어렵다'고 말을 뗏다.

365일 쉬는 날이 없이 화훼에 매달려야 생계를 이어갈 수 있으며 차포떼면 실질적 소득은 노동력대비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것.

요즘은 예식의 꽃인 부케(리시안셔스) 묘종에 개화시기를 맞추느라 애가 타고 있다고 했다.

화훼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개화다.

왜냐하면 일명 꽃시즌에 맞춰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가농업의 수입 안전성을 위해 6:4비율로 화훼와 오이생산을 하고 있다.

그를 만나는 것도 역시 예상대로였다.

오이공판장 옆 2번째 길 비닐하우스.

몇차례 젊은 농부를 만나면서 느낀 점은 오래된 작업복과 바로 생산현장에 있는 공통된 모습이었다.

이들은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젊은 농부에게 자부심을 줘야

땀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보다 자부심을 부여해 주는 것이었다.

이들이 제일 듣기 싫은 말이 있다.

'할 것 없으며 농사나 짓지'

이건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말이다.

농업으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혼과 열정 모든 걸 바쳐야 한다.

6동의 비닐하우스 대략 1천500평 규모의 화훼농을 관리하려면 부부만의 노동력으로 한계가 있다.

하지만 대안도 현재로서는 없어 더욱 힘든 실정이다.

초보는 일머리가 서툴고 또 인건비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농업정책마련이 있어야 한다.

철저한 현장분석으로 탁상공론이 아닌 농부들이 웃을 수 있는 대안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이들이 본인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정해 주고 사기를 불어넣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주로 신부부케에 사용되는 리시안셔스의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이다.

1평(3.3㎡)당 10만 원정도의 소득을 올리며 윤달때문에 개화시기를 늦추고 있다.

1번화에 1대가 자라는데 내년봄에 2대·3대가 올라오기도 한다.

폭설을 예상, 비닐하우스를 3중으로 구성하고 중간에 중방기둥을 세워 만약을 대비하고 있다.

아버지의 땅을 이어 받아 과감하게 시설투자와 함께 화훼농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곽씨는 새참먹고 일하다 보면 어느새 밤이 되고 밤에 조명관리를 하다 보면 새벽을 맞이하는 생활을 1년내내 한다.

이렇게 열심히 살고 모범이 되는 농부에게 사탕발림 귀농현상 애찬보다는 따뜻한 격려의 한마디가 더 힘이 된다.

△농업, 이제는 수출이다.

곽씨가 재배하는 백합은 해마다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칠곡군의 에너지절감사업과 수출인센티브가 물류비 부담을 덜어 주고 있다.

엔화약세로 명맥만 유지할 때도 있지만 앞으로 수출부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 필요하다.

중국화훼의 추격과 함께 일본에 자국화훼보호정책을 돌파할 수 있는 정부차원에 결단이 절실하다.

곽씨는 이것 하나만은 자신한다고 했다.

바로 꽃의 품질이다.

경매시장에서 곽씨의 꽃은 이미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 비결은 토질이 좋고 온도를 맞추기 위해 마치 아기 다루듯이 꽃을 대하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일단은 고품질의 꽃을 만드는 것에 모든 투혼을 걸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도 자기 분야에서 이런 장인의 정신으로 업무에 집중해 결정체를 만든다면 대한민국의 국격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제 우리 농업은 세계로 뻗어 가고 있다.

코리아 강국은 우리가 애써 외면하던 바로 농업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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