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약속대로 폐지하고 로스쿨제도 그대로 유지해야”

경북 칠곡 왜관에서 태어난 그의 어릴적 꿈은 과학자.

그러나 부친이 공무원을 하라는 권유에 법대를 선택해 결국 법조인이 됐다. 법이란 사회의 룰이라는 장윤기(64) 전 법원행정처장(현재 변호사)은 젊은이들에게 도전을 강조했다.

최근 사법시험제도의 존재 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사법시험폐지는 예정대로 하고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제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때 대법관 후보로도 거명되기도 했던 그는 다만 사법시험때 처럼 가난한 사람도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일정한 자격을 갖춘사람에게 변호사 시험을 치룰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지방법원과 대구고등법원 수석부장 재임때 직접 만난 이후 인터뷰차 10년만에 다시 만난 장 변호사는 예나 지금이나 환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고·지법 수석부장으로 계실때 자주 뵈었는데(출입기자인 관계로), 창원지방법원장님으로 가신 이후에는 만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거의 10년쯤 됐지요. 근황은 어떻습니까.

△"(대구)지법수석부장 하다가 고등수석부장 하다가 창원지방법원장으로 2005년 2월에 가서 10월까지 있다가 행정처 차장 겸 처장권한대행 두 달 하고, 처장이 돼 가지고 2년 있다가 퇴임했습니다. 요사이 1월달에 재판이 사실상 3주 가까이 없어서 쉬고 나니깐 새로운 업무를 시작했더니 바쁘더라고요. 이번주까지는 그동안 조금 놀은 죄로 해서 이제 바쁘게 일을 해야 됩니다. 다음주 부터는 법원이 사실상 2월달 인사이동을 대비를 해가지고 심도있는 재판이 진행이 안되니깐 내달까지는 조금 한가해질 것 같습니다."

-고향이 칠곡이지요. 어릴적 꿈은 무엇이었습니까.

△"예 맞습니다. 칠곡 왜관입니다. 어릴 때에 특별한 그런 꿈 할 것은 없고 어릴 때에는 애들 다 그렇지요 과학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문·이과를 갈랐는데 수학성적이 아주 좋았고 물리 화학도 성적이 좋아서 그때 이원복 선생님(경북고등학교)이 '너는 문,이과 중에서 어디를 택했나' 하시길래 문과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너같은 학생이 이과를 가야지 문과는 무슨 문과냐 그러셨습니다. 아버지께서 공무원 하라고 하셔서 어쩔 수 없었지만. 문과를 가서도 문과 쪽도 경제학 공부를 해서 경제학자가 되고 싶었어요. 당시는 서울상대가 본고사 5과목 중에서 수학2가 있었습니다. 국어, 수학1, 영어, 사회 과학 중에 선택, 제2외국어 중에 선택인데 사회 과학 선택 대신에 수학2를 선택 할 수 있는 것으로 돼 있어서 내가 수학을 잘하니깐 수학 하나로 가지고 2개를 따고 들어가니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했어요. 그런데 공무원 하려고 하면 법과대가 훨씬 유리하다해서 법대. 마지막에 법학과로 가게 됐죠. 문과 갈 때도 경제학과 가려고 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문·이과를 가를 때는 이제 공무원 하라고 하는 바람에 문과를 갔죠. 문과를 갔어도 경제학과 나와도 공무원 할 수 있잖아요. 아버지께서 법학과가 공무원 되는 데 더 유리한 거 같다 하시는 바람에 아무소리 못하고 가게 됐어요."

-법이란 무엇입니까.

△"법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영어로 하면 룰, 우리말로 하면 규칙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면서 특히 거래도 하고 교습이 많을 때 거기에 분쟁이 생기고 할 때 어떤 규칙 룰에 따라서 옳고 그름을 분별할 것인가 그런 규칙, 사회생활의 규칙 룰의 기능을 하는 것이 법의 기능 중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미국 같이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와서 사는 데에는 그 사람의 관습이 다 다르기 때문에 룰이라는 것은 법 밖에 없거든요. 유일한 룰이 법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법을 굉장히 중시하고 모든 문제를 법으로 해결합니다.

우리나라 같이 단일 민족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은 생각이 비슷하고 관습이 같기 때문에 우선 법 이전에 그럴 리가 있나 도리를 다해야지 이런 게 있어서 어디까지나 그런 게 이제 사람의 행동이나 교습하는데 정면적으로 나서고 그런 도리에 대해 생각이 다르거나 아니면 그런 것 중에서 극히 중요한 부분만 법률로써 적용하기 때문에 법이 미국 같은 나라에 비하면 훨씬 사회를 규율하기 힘이 적지요."

-오랜 법관생활을 해 오시면서 자랑스러웠던 점은? 또 혹시 후회나 아쉬운점 같은게 있습니까.

△"자랑하기는 그렇지만 판결을 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판결 이후를 설득력 있게 쓰려고 노력을 하면서 남들이 잘 안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판결에다 기재를 하려고 노력했다 이점이 다른 사람들 하고 조금 차이가 있다면은 그런게 아니였나 싶고요.특별히 후회되는 건 없는 데 한 가지는 소년 사건, 소년 형사 사건이죠. 소년 형사 사건을 너무 무겁게 하지 않았나. 그게 지금 애들 많이 키워보고 나이 들어 보니깐 좀 더 애들의 장래를 들여다보고 관대하게도 할 수 있었는데 지나치게 엄격하게 했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시간 내에 쫒기고 재판을 썩 좀 만족스럽게 하지를 못했다 그런 생각이 항상 조금 있어왔어요. 사건이 많고 그러니깐. 사실은 사건이라는 것이 끝까지 당사자들한테 질문을 많이 하고 증거가 뭐가 있냐 해서 끝까지 심리를 해야 되는데 이런데 쫒기다 보니깐 중간에 부득이 잘라내고 그렇게 재판을 했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하면은 실체적 진실하고 다른 판결을 하게 되는 수가 있거든요. 최선을 다했나 물으면 그러진 못했다는 것이 재판에 있어서 아쉬운 점입니다."

-기억에 남는 판결이 있다면 하나쯤 소개해 주세요.

△"하나는 동신교 부근에 토지분쟁사건이 있었습니다. 피고가 원고한테 그 땅을 팔면은 경계 침범으로 인해서 토지를 인도하라는 소송이였는데, 피고가 원고에게 그 땅을 팔게 되면은 중간에 원고피고 있는 그 땅 사이에 조그만 길도 있었어요. 원고가 그 길도 불하를 맡을 수가 있고 전체가 아주 반듯하게 되어 가지고 거기서 건물을 지어 올리면 그 동네 모양이 아주 좋아지겠다 생각되는거에요. 그런데 피고가 돈을 너무 많이 달라고 하기 때문에 원고가 그 돈 가지고는 못 사겠다 이러는데 아마 8개월 가까이 끈질기게 조정을 하면서 계속해서 쌍방을 설득을 해가지고. 결국은 그때는 화해죠. 재판상 화해를 성립을 시켰어요. 그런데 그 뒤에 과연 원고가 그 길을 불하 받아가지고 지금은 3층 건물 깨끗하게 지어가지고. 그전에는 그 동네가 아주 지저분했습니다. 제가 잘해가지고 도시 미관에 기여했다고 생각해요. 또 한건은 의성에 경계를 침범했다는건데 직사각형 땅이 분할이 되면서 삐딱하게 분할이 돼서 사다리꼴 두 개로 된 이웃집이였어요. 그래서 이런식으로 해가지고 그 땅을 찾아오면 뭐하겠나. 땅을 찾아오게 되면 저쪽은 건물을 철거를 해야 됩니다. 그러지 말고 이걸 중간으로 해가지고 직사각형 2개로 만들자 그러면 원고도 좋고 피고도 좋지 않겠느냐. 이렇게 설득해가지고 건물을 안 뜯어내고 직사각형으로 2개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의성 지원장을 떠나고 의성에 놀러가서 그 집들이 어떻게 되어 있나 가보니깐 두 집 다 건물을 뜯어내고 새로 집을 잘 지었어요. 내가 잘 만들어줬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두 사람에게는 내가 확실하게 좋은 일 해줬습니다."

-2018년이면 사법시험이 완전해 폐지됩니다. 그런데 최근 사법시험 유지론이 일고 있습니다. 법안도 발의돼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로스쿨에 대해서도 로스쿨을 폐지하고 다시 사법 시험으로 돌아가자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것은 현실을 감안하면 적어도 앞으로 상단 기간은 로스쿨이 존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때부터 장 변호사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로스쿨이 존속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보면서 사법시험을 존치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왜냐하면 사법시험을 존치하면 지금처럼 사법의 연수원에서 법조인 양성과정을 계속 시행해야 되는데 그러면 예산낭비가 굉장히 심하고 법원하고 검찰에 부장판사 부장검사들이 교수를 하기 때문에 인력에 대한 낭비도 심합니다. 그래서 사법시험은 애당초에 약속대로 폐지하기로 했으면 폐지를 해야 합니다. 다만, 가난한 사람들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사다리가 없지 않느냐, 그런 이야기에 대해서 로스쿨 측에서는 장학제도가 있다 반대 하는데에서는 대학이 장학제도를 부실하게 해서 장학금을 제대로 안주고 있지 않느냐 이것은 제 생각은 말이죠. 사법시험을 폐지를 하고 일정 자격자에게 바로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정 자격이 있는 사람한테 일본식으로 예비 시험을 쳐가지고 거기에 합격한 자는 로스쿨 졸업생 하고 마찬가지로 변호사 시험을 바로 치게 한다 이러면 이제 계층의 사다리가 되는 것이거든요. 어떠한 사람이 예비시험을 칠 수 있게 하느냐는 문제인데 이제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법학사 법학에 대해서 학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 그것을 기본으로 하되 내 생각으로는 외국의 예처럼 법은 검찰청, 변호사 사무실 이런 데에 일정 기간 근무를 한 사람도 법학사 자격 있는 사람이랑 마찬가지로 예비 시험을 칠 수 있게 한정하면 좋겠다. 실제로 미국은 링컨 같은 사람 변호사 사무실에서 공부해서 변호사 됐는데 요새는 주에 따라서 그런 주가 있습니다. 법원검찰 직원으로 있다가 시험 쳐서 그렇게 하는 곳도 있으니깐. 그렇게 하면 예산 낭비도 막고 가난한 사람들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사다리도 마련되고 국제적으로 봐도 부당하지 않는 그런게 되지 않는가싶고요. 현재 지금 변호사 시험을 치고 있는데 변호사 시험이 도대체 어떤 수준정도 사람이 합격되는지를 잘 모릅니다. 그런데 예비시험을 거쳐가지고 변호사 시험을 칠 수 있게 하면은 만약에 그런 사람들이 변호사 시험에 로스쿨생하고 같이 쳐도 합격을 거의 못한다 이러면 로스쿨 교육이 제대로 됐고 변호사 시험도 아주 수준이 높고 이렇게 될 것이고 만약에 예비시험 합격자들이 많이 합격 한다. 이렇게 되면은 로스쿨 교육도 변호사 시험도 문제가 있는 것이거든요. 로스쿨 교육과 변호사 시험을 정상화 시킬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당초 생각으로는

일본식 예비 시험이 문제가 많고 옳지않다 생각했는데 요새 사람들 가만히 보니깐 차라리 예비고사로 해가지고 예비시험으로 해서 다 변호사 시험 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질문에 장 변호사는 가장 긴 시간을 할애해 가면서 입장을 피력했다.

-법조인을 꿈꾸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법률 시장이 변호사들이 신규로 많이 진입하기 때문에 경영이 상당히 힘듭니다. 그런데 어떤 지역이든지간에 모든 사람이 성공하고 모든 사람들이 돈 버는 것은 이제는 있을 수 없는 시대가 됐고 어디든지간에 잘하면 성공하고 못하면 실패하고 법률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법률도 열심히 연구 노력해서 잘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좋은 분야이니깐 지금 시장 상황이 나쁘다고 해서 지레 갈 필요있나 생각하지 마시고 많은 젊은이들이 도전을 하고 열심히 열성적으로 연구와 실무 경력을 닦아서 훌륭한 후배 법조인이 배출되기를 바랍니다."

법조인외에 하고 싶은 다른 일을 묻자 "요즘 와서 불교하고 유교 쪽에 책을 많이 읽고 논문도 많이 읽고 있으며 법률분야 일이 끝나면 그쪽에 대해서 연구를 해서 옛날 조선선비처럼 그렇게 살아보면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고 했다.

■장윤기 변호사(전 법원행정처장) 약력

△1951년 경북 왜관 출생 △경북고·서울대법학과 졸 △15회 사법시험 합격(연수원 5기) △대구지법·부산지법 판사. 공군법무관 △부산지법 진주지원·대구지법 의성지원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구고·지법 수석부장 판사 △창원지방법원장 △법원행정처장 △변호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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