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인준반대" 오늘 당론 확정 與, 강행땐 정치적 부담 작용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국회에서 계속된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참고인 심문이 끝난 뒤 회의가 정회되자 야당 위원들과 인사하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를 상대로 11일 열린 이틀째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강남 타워팰리스 매입 자금 출처와 장인에서 부인으로, 다시 차남에게 증여된 분당 토지(공시지가 20억원)에 대한 투기 의혹을 놓고 야당의 집중 추궁이 이뤄졌다.

여야 의원들은 장인의 인근 땅을 함께 매입한 이 후보자의 지인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투기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고, 이 후보자는 독립 생계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던 차남의 재산도 공개, 적극적인 의혹 불식에 나섰다.

이날 인사청문특위는 오전에는 이 후보자를 상대로, 오후에는 증인·참고인을 상대로 질의했다.

특히 이 후보자의 친동생이 구속된 '충남 천안 청당지구 아파트' 사업 인가 과정에 이 후보자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주장에 이 후보자는 "충남개발공사가 도청 이전 사업에 전념해야지 아파트 사업 같은 여타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했다"면서 "저와 친인척, 주변 모든 사람들이 당시 금융거래정보에 대한 내사를 받아 저의 무관함이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야당의원들의 지적에 "그렇지만 저의 동생의 불찰로 관여된 것은 대단히 죄송하다"고 바로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농어민 지원 대책으로 "공산품 수출 때문에 불가피하게 피해를 봤기 때문에 농어촌 안전기금 같은 것도 검토해 보겠다"면서 "또 농업 보조금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사청문회는 이날로 마무리되었고 인준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는 12일로 예정돼 있으나 새정치민주연합이 '부적격'으로 판단하고 있어 처리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애초 이 후보자의 총리 임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기류가 청문회 과정에서 급선회, 이 후보자 인준을 반대한다는 방침을 사실상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총리 후보 낙마가) 세 번째라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는 그럴 수 없게 됐다"고 말했고,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까지 촉구했다.

새정치연합은 12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자 인준 문제에 대한 당론을 확정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 원내 지도부는 인준 반대 당론이 공식적으로 확정되면 이를 이행할 방법으로 반대투표. 표결 불참. 국회 본회의 연기 제안 등 세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야당이 인준 반대를 고수한다면 12일 오전 청문경과 보고서를 단독 채택하고,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인준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야당의 반대를 무시한 채 '반쪽 총리'를 힘으로 밀어붙이면 '불통과 오만'의 이미지로 보일 수가 있어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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