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을 당한 우리 민족이 얼마나 많습니까? 다른 민족의 지배를 받아 보지 못한 젊은 세대들은 태극기의 소중함을 몰라 안타깝습니다”
㈔태극기보급 선양운동 대구시 협의회장 김희주(63·대구시 수성구 욱수동)씨는 오는 15일 광복절 행사에 대비, 시민들에게 나눠줄 태극기를 손질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20년 넘게 대구지역의 학교와 관공서, 기업체 사무실을 돌며 태극기를 보급해 온 김씨는 ‘태극기 할아버지’로 대구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
김씨는 일제 말기 주변 사람들이 정신대나 강제징용에 끌려가고 일본의 탄압을 못견뎌 국외로 도망 가는 사람들을 목격한 뒤 어렵게 해방이 되자 민족 정기 확립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후부터 태극기 보급에 뜻을 세웠다.
어려웠던 시절, 비용이 겁나 엄두도 내지 못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던 김씨는 국가 경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지난 81년 3.1절을 시작으로 혼자 비용을 부담하며 태극기 보급운동을 시작, 지금까지 수만장의 태극기를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그 뒤 20년이 흐르면서 김씨의 뜻에 공감한 시민 100여명이 동참했지만, 매년 수천장씩 보급되는 태극기 제작 비용을 장만하기는 여간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김씨는 “먹고 마시는 데는 절대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민족 정기를 세우고 국민화합을 도모하는 태극기 보급 운동에는 단돈 1천원도 기부 하지 않으려 한다”며 태극기 보급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을 아쉬워 했다.
특히 김씨는 “신라 신문왕 2년(682년)에 건립된 감은사에 태극문양이 나타나는 것으로 미뤄 태극 문양의 본고장은 중국이 아닌 한반도, 그 중에서도 경상도 지역이지만 1년에 몇 안되는 국경일에 국기 게양을 하지 않는 가정이 경북·대구지역에 가장 많다”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김씨는 “태극의 건곤감리는 평화와 단일, 창조, 무궁 등을 상징한다”며 “얼마남지 않은 인생이지만 태극기가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모두 보급돼 분단을 극복한 우리 민족의 무궁한 발전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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