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이 개장한 다음날인 지난 15일 아침 북부해수욕장 백사장일대에는 온통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
깔고 앉았던 신문지와 술병, 음류수캔, 안주로 먹었던 음식찌꺼기 등 각종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어김없이 이곳에 모여든 회원들은 피서객들이 아무렇게나 버려놓은 쓰레기를 아무런 불평없이 주웠다.
회원들은 모임 발족 이후 거의 매일 아침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북부해수욕장에 모여 마대자루를 들고 백사장 구석구석을 돌며 버려진 쓰레기를 청소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이들이 그동안 주운 쓰레기량은 일주일에 40㎏짜리 마대자루로 30~40포대에 이른다.
이들은 환경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양 환경오염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를 해온 것도 아니다.
그저 바다가 좋고 쓰레기가 넘치면 바다가 오염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피서객들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로 인해 백사장과 바다가 죽어가는 현상을 가만히 앉아서만 볼 수 없다는 생각에서 스스로 나선 것이다.
북부해수욕장 청소에서 출발한 환경보존협의회는 이제 구룡포와 청하, 장기 양포항 등지에도 산하 지부를 결성해 연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환경보존협의회는 대구지방환경청으로부터 회원 전원이 명예 환경감시원으로 위촉됐으며 포항시와 해양수산청의 표창 및 감사패를 수차례 받기도 했다.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있는 이들은 이달 모임에서는 본격적인 해수욕철을 맞아 대대적인 바다정화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홍문일 회장은 “칭찬이나 상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바다를 사랑하는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한 일로 우리의 작은 손으로 넓은 백사장과 바다가 깨끗해 질 수 있으면 만족한다”며 “하지만 바다 사랑은 몇몇 사람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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