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포항바다연극제는 환호해맞이공원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특색있는 지역 문화관광상품으로서의 성장가능성을 점쳐보는 행사였다는 점에서 볼 때 분명 성공적인 행사였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바다연극제를 공동주최한 포항시와 연극협회, 시의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매일 1천여명이 넘는 관객들이 찾는 등 인기를 끌었던 연극제를 지켜보며 시의원들은 바다연극제가 시일이 촉박해 열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시비지원금 5천만원을 전액 삭감한 판단착오를 깊이 깨달아야 한다. 시 역시 부끄러워해야 하기는 마찬가지. 공원 내에 야외공연장이 4∼5개나 만들어져있는데도 조명·음향시설은 커녕 전기설비조차 돼있지 않아 결국 발전기를 이용해 행사를 진행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번 연극제에는 차범석 대한민국예술원 회장과 최종원 한국연극협회이사장 등 연극계의 핵심인사들이 대거 참석, 행사의 위상을 높여줬으며 지역 문화계 인사들의 격려 행렬도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행사진행에 관심을 가져야 할 지역 연극인들은 외면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3∼4개 극단들과 포항연극협회에 유일하게 소속돼 있는 극단 은하간에 가로놓인 높은 벽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역 연극인들의 화합도 못 이끌어내면서 어떻게 세계적인 연극축제로 성장시킬 수 있는가’라는 한 연극배우의 말을 포항연극협회는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주최측과 시의회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호응했다는 성과만을 가지고 축배를 들기보다는 겸허히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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