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서 남발 부작용…차라리 없애야

2002학년도 2학기 대학입시 수시모집 특별전형 중 하나인 ‘학교장 추천’이 대학들의 추천인원 무제한과 30% 미만의 낮은 반영비율로 있으나마나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당장 오는 20일부터 시작될 2학기 수시모집에서 각 대학이 ‘학교장 추천’의 추천인원을 제한하지 않아 추천서 남발로 인한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5일 각 대학 및 일선 고교에 따르면 수시모집을 실시하는 대학들이 학교장 추천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추천인원을 제한하지 않고 있으며 추천서의 반영비율도 미미한 수준이다.
고려대의 경우 이번 2002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 ‘고교장 추천전형’을 통해 모두 1천600명을 선발할 예정이지만, 학교장이나 고교별 추천인원 수에는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있다.
반영비율도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은 70%인 데 비해서 추천서 반영비율은 1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화여대도 학교장 추천 전형으로 200명을 선발하면서 추천인원 제한을 폐지했으며, 추천서의 반영비율도 10%에 그친 데다 자기소개서와 함께 평가하도록 돼 있어 학교장 추천 전형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모 대학의 경우 지난번 수시모집에 모 고교학교장 추천서만 무려 50여건 이상이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학교장이나 담임교사 추천전형을 실시하고 있는 대학 대부분이 마찬가지여서 이름만 ‘추천자 전형’일 뿐 학교장 등 추천인의 추천서가 변별력을 갖지 못한 채 단순 구비서류 중의 하나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일선 교사들은 “추천서는 참고의 대상일 뿐 내용 자체가 선발기준에 큰 비중을 갖지 않아 일반 우수자 전형과 구별되지 않는다” 며 “추천자 전형을 없애든지 아니면 추천서가 선발기준이 되도록 규정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추천인원 제한 폐지는 학생들에게 진학기회를 넓혀주고, 대학은 우수학생들을 많이 유치하기 위한 것” 이라며 “그러나 추천장이 실질적인 선발기준으로서 비객관적인 요소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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