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방송에서는 피서지로 몰리는 인파행렬과 모래나 계곡에 쌓이는 쓰레기 그리고 막히는 도로, 해수욕장의 난장판이 된 인간군상들을 비춘다.
한편으로는 피서지 관공서나 주민들을 취재해 그들이 겪는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다룬다. 때로는 특별히 수고하는 경찰과 수상안전요원들을 찾아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과 땀흘리는 활동상을 보도한다.
하지만 대부분 방송은 부산 해운대와 강릉 경포대를 비추어 얼마나 많은 피서객이 몰렸다는 식의 보도로 오히려 피서지를 알리고 부추기는 면이 있는가 하면 서해안과 동해안의 각종 문제점은 흥미위주로 비추어지는 경우가 많다.
형형색색의 수영복과 파라솔로 가득한 넓은 해변이 밤이 되면 젊은이들의 무질서와 탈선의 온상이라고 고발한다.
특히 방학으로 고삐 풀린 남녀학생들이 술이 취해 비틀거리고 밤새 폭죽과 기행을 일삼는 흐트러진 광란으로 인해 해변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보도한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이에 편승한 해변의 상술은 피서지를 더욱 병들게 하고 해변가나 계곡에 너도나도 버리고 가는 쓰레기로 인해 금수강산은 이제 없다고 말한다.
이런 방송행태는 삐뚤어진 윤리와 사회인식으로 인해 벌어지는 피서문화를 해마다 되풀이하는 한때의 뉴스거리에 불과할 뿐이다.
특히 뉴스를 제외한 각종 방송사의 피서프로그램은 적절한 재미와 흥미, 그리고 교훈을 버무린 오락 수준일 뿐이다.
근본적으로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는 피서문화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관련된 모두가 자성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진 방송에서 먼저 소매를 걷어야 한다.
단순히 있는 현상만을 보도한다면 자신의 역할을 너무 축소하고 외면하며 우리사회를 더욱 피폐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익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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