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관,고가 외제차·대형 가전품 불티

대구·경북지역 경기침체가 극심한 가운데 원자재나 생산재의 수입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대형 외제차와 외국산 고가 소비재 수입은 오히려 급증하는 등 과소비 현상이 심각한 실정이다.
대구본부세관이 최근 조사한 대구 경북지역 수입동향과 대형 유통업체에 따르면 최근들어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구매력이 극도로 위축돼 있으나 고급 외제차와 고가의 해외 유명 브랜드 의류, 대형 전자제품은 불황과 상관없이 여전히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내 한 자동차 메이커의 경우 9월말 현재 지역내 판매된 대형차는 지난 8월에 비해 27%나 증가한 반면 소형차 판매는 10% 늘어나는데 그쳐 전반적인 판매부진을 예상했던 업체들조차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제차중 IMF이후 거의 판매되지 않던 B사의 E승용차는 대당 7~8천만원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한달에 평균 3대씩 팔려나가고 있고 백화점도 고가 외제 의류 매출이 지난해 보다 무려 20%나 증가했다.
심지어 9월말 현재 지역내 가전제품과 의류 수입은 총 4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나 증가했고 비 내구재 수입도 7천5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무려 101%나 증가했다.
또 주류와 식품류도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서 각각 44%와 48%나 증가했고 외국산 주방용품과 생활용품 수입도 늘어나고 있어 대구 경북지역민들이 먹고 입고 즐기는데 필요한 물건을 주로 수입했다.
그러나 지역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는 원자재와 생산재 수입은 섬유기계가 59%가 감소한 것을 비롯 철강재 30%, 전자관류 43%씩 큰폭의 감소세를 보여 지역의 생산과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는 최근들어 금리가 대폭 낮아지면서 금융자산을 가진 일부 부유층의 소비심리가 일반 지역민들에게도 확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급품 소비를 무조건 과소비로 몰아붙일 것은 아니지만 지역 경기부양과 연결된 원자재와 생산재 수입이 급감한 상태에서 고가제품의 판매가 증가하는 것은 건전한 자금의 흐름이 아니므로 과소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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