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노거수회

노거수를 비롯한 식물생태계 보호운동을 펼치고 있는 노거수회(회장 이정호·상록원 원장)가 경북일보 취재팀에 처음으로 발견, 보도(본보 6월 22일자 1면)된 우리나라 최대 고란초 군락지 생태계에 대한 보호활동에 나섰다.
노거수회는 25일 정기 생태계 답사행사를 맞아 포항시 흥해읍 학천동 천곡사 계곡에서 발견된 고란초 군락지 식생 조사활동을 벌였다.
이곳 천곡사 계곡에서 높이 4~5m정도되는 암벽면을 따라 수백포기의 고란초가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으며 이는 본사 취재팀에 처음으로 발견돼 세상에 알려졌다.
고란초는 잎 뒷면에 황갈색 포자덩어리가 두줄로 나열돼 있는 희귀식물로 지난 96년 경주시 양북면 호암리 기림사 뒤쪽 용추폭포 주위 절벽에서 군락지가 발견된 이후 경북지역에서 발견된 군라지로서는 이번이 최대 규모이다.
특히 천곡사 군락지는 계곡 1㎞에 걸쳐 넓게 분포한 대형 군락지로 95년 환경부가 고란초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경남거제 하청면 군락지보다 자생 밀도와 분포범위 등에서 규모가 더 커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거수회는 이번 천곡사 고란초 군락지 조사를 통해 자생 밀도와 범위, 주변 생태계 등에 대한 조사를 한 뒤 포항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보호지역 지정을 요청하는 등 지속적인 군락지 보호운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이정호 회장은 “천곡사 고란초군락지는 일단 국내에서 최대 규모로 평가되고 있으며 특히 우리지역에서 발견된 만큼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고란초는 희귀식물인데다 민간에서 비뇨기계통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채취될 가능성이 높아 보호지역지정 등을 통한 보호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거수회는 수백년동안 우리 삶의 애환과 역사, 지역혼을 담고 있는 노거수와 생태계, 지역문화재 등에 대한 보호와 관리를 통한 향토문화계승 운동을 벌이는 시민모임이다.
지난 91년 3월 포항에서 발족돼 전국으로 확대됐으며 현재 회사원과 공무원, 교사, 문화예술인, 사업가, 회사원 등 각계에서 15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노거수회는 그동안 포항지역에서만 수령 300년 이상된 노거수 400여그루를 찾아내 보호수로 지정, 관리해오고 있다.
또 저수지 건설로 매몰 위기에 놓인 신광 마북느티나무를 안전지대로 옮겨심었고 동해면 발산리에서 우리 나라 최대의 모감주나무 군락지를 찾아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도 했다. 현재는 고란초 군락지 보호와 함께 송라면 화진2리에서 동해안 해안가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다 시피한 해당화 군락지를 발견, 보호지역 지정을 추진중이다.
이정호회장은 “노거수회가 펼치고 있는 운동은 단순한 나무 한그루를 보호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연생태계 및 환경보호운동이자 전통문화 및 민족정신을 계승하는 나라사랑운동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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