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1주년에 부쳐-최창호 사장

경북일보가 탄생한지 어언 11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적지 않은 연륜이 쌓이는 동안 경북일보는 수많은 영욕의 고비도 겪었고, 숱한 변화 발전의 몸부림도 해왔습니다.
‘포항신문’이라는 제호로 주간지를 창간했고, 격일간지로 발전하다가 ‘대동일보’라는 제호를 붙여 종합일간지로 대변신을 시도했습니다. 그 후 여러번 제호를 바꾸면서 발전적 변신(變身)을 해오다가 마침내 지난해 10주년을 기해 ‘경북일보’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경북일보 창간 11주년을 맞으면서 먼저 독자 여러분들과 기업경영인들 그리고 자치단체들과 각급 기관 단체 지도자 여러분들에게 충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경북일보의 오늘이 있음은 여러분들의 성원 덕분입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는 그동안 IMF라는 혹독한 시련을 겪어왔습니다. 이 환란속에서 가장 극심한 타격을 입은 분야가 문화산업이었습니다. 가혹한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을 단행하지 않으면 안되었고, 일부 언론사는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경북일보는 독자 여러분들과 여러 고마우신 분들의 가호(加護)에 힘입어 꿋꿋하게 지역언론의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오늘 창간11주년을 맞아 재삼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변함없는 애정과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는 3년이나 앞당겨 IMF를 졸업했습니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일로서 우리 국민의 애국·애족의 정신을 잘 나타낸 쾌거라 할 것입니다. 우리경제도 이제는 바닥권을 탈출해 일로(一路) 발전 번영의 행보만 남았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경북일보는 이와같은 희망적인 앞길을 내다보면서 획기적인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동안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 주신 독자여러분들과 어려울때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경북일보는 몇개월 전 자매지 ‘학생 경북일보’를 창간해 지금 충실히 발행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는 나라의 장래이고 보배롭게 길러가야 할 새싹들입니다. 이 새싹들을 충실히 키워가는 일에 우리 경북일보가 작으나마 일조를 하려함입니다.
‘학생경북일보’는 일차적으로 대구시내를 중심으로 배포되고 있습니다만 차츰 경북 전역으로 확산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경북일보는 지금 대구본부의 기능을 크게 강화하고 있습니다. 경북지역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발전적 기틀을 마련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이제 경북일보는 경북지역과 대구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대승적 지역 일간지로 승화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인쇄체제의 확충과 지면의 확장 계획도 수립돼 있습니다. 최신 윤전기를 새로 도입하는 문제와 20면체제의 지면을 24면으로 늘리는 문제에 대한 계획은 이미 세워져 있으므로 머지 않아 독자 여러분들 앞에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게 될 것입니다.
특히 경북일보는 올해 7월 1일을 기해 ‘자본과 경영의 분리’를 단행했습니다. 경영의 독립은 곧 편집의 독립을 의미합니다. 편집의 독립은 바로 ‘독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신문’이 됐음을 의미합니다.
자본과 경영의 분리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또 그것은 언론이 갖춰야 할 바른 자세인 것입니다. 몇몇 중앙지들이 오래전에 경영의 독립을 선언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언론이 공정성과 객관 타당성, 그리고 형평성을 확보할 방법은 오직 ‘독립성’에 있음은 물론입니다.
지역신문 경북일보가 자본과 경영의 분리를 단행한 것은 실로 ‘제2의 창사(創社)’라 할만한 대결단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홀로 설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젖먹이가 젖을 뗐다 해서 곧바로 부모의 보호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홀로 걸어보겠다는 의지만은 확고히 가져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전환을 시도하고 실천하는 과정에는 언제나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고, 혁신은 모험을 동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진통과 모험을 두려워해서는 발전도 없는 것입니다. ‘가을의 잘 익은 열매를 위해 여름 뙤약볕을 즐겨 견디는 사과나무의 지혜’를 경북일보는 실천할 것입니다.
신문의 면모를 혁신(革新)하고, 경영의 분리를 단행한 경북일보는 오늘 창간 11주년을 맞아 삼가 ‘제2의 창사(創社)’를 선언합니다. 앞길에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있음을 잘 알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는 개척정신으로 무장할 것입니다.
이 전환점을 맞아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변함없는 애정으로 경북일보를 지켜봐주시며, 성원, 격려해주시고 회초리로 깨우쳐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자랑스러워하실 경북일보로 성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