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20여명 시술 ‘새삶’


“임신부 태반 탯줄 잘 모셔라” 태반과 탯줄을 통해 얻어지는 탯줄혈액 이식으로 골수병을 치료하는 길이 열렸다.
1980년대 초 태반과 탯줄 혈액에 조혈모세포가 많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지면서 이듬해 프랑스에서 탯줄 조혈모세포를 백혈병 환자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현재까지 각국에서 1000여명이 탯줄혈액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았으며 국내에선 20여명이 이 시술로 새 생명을 얻었다.
태반과 탯줄엔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온갖 호르몬과 효소가 들어있다. 따라서 선진국 제약회사들은 태반과 탯줄에서 암을 비롯한 각종 난치병을 정복하기 위한 원료를 찾고 있다.
그러나 걸림돌은 있다. 미국의 생명공학 업체 바이오사이트사가 미국 특허청과 유럽 11개국으로부터 탯줄에서 나온 모든 혈액세포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은 것.
이에 대해 선진국 제약회사들은 ‘특허권을 인정할 수 없으며 인정해도 제한적이어야 한다’면서 태반 탯줄 속에서 ‘신무기’를 찾기 위해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붓고 있다.
탯줄혈액 조혈모세포이식은 어린이 혈액암 환자와 면역결핍증, 선천적 대사장애 등을 치료하는데 기존의 골수이식보다 장점이 많다. 또 탯줄혈액 속에서 뽑아낸 줄기세포에 레니노산과 성장호르몬을 투여해 미성숙 신경세포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으며 중풍을 유발한 쥐에게 이 세포를 혈액주사한 결과 뇌기능이 회복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따라서 탯줄의 줄기세포를 이용, 중풍 등 난치병을 치료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골수를 이식하는 경우 70%성공률을 보이지만 탯줄혈액이식은 80% 이상 성공한다. 타인골수이식은‘사람백혈구항원’(HLA) 6개 대부분이 일치해야 가능한데 탯줄혈액이식은 3개가 틀려도 가능하다는 것.
또 탯줄혈액은 면역반응이 약해 조혈모세포이식 뒤 환자의 몸을 덜 공격하면서도 왕성히 분열하기 때문에 50∼150㏄만 이식해도 어른 골수 500㏄ 이상을 이식한 효과를 볼수 있다.
무엇보다 탯줄혈액은 구하기 쉬운것이 또한 장점. 매년 버려지는 탯줄의 10%만 수집해도 모든 유형의 HLA를 확보할 수 있고 모든 백혈병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양이 확보된다.
그러나 탯줄혈액이식은 백혈구항원(HLA)이 꼭 일치하지 않아도 성공할 확률이 높지만 HLA가 일치하는 이식수술에 한해서만 보험을 인정하고 있어 치료비만 5천만~1억원이 소요된다. 따라서 탯줄혈액이식에 대한 법적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면 백혈병 환자의 치료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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