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계절인 봄이 찾아왔다.

준비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어떤 혼수품보다 가치있는 준비사항이 있다.

결혼 전 건강검진이 바로 그것.

결혼한 후 바로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에는 건강검진이 더 중요해진다. 예비 엄마의 건강은 아기의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결혼 전 건강검진의 목적은 미리 발견하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배우자나 자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염성 질환으로 B형 간염과 풍진, 성병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결혼과 출산 연령이 늦춰지면서 불임이나 고위험 임신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이다.

건강검진의 주요 항목들은 바로 여기에 대한 검사로 구성된다. 대한 산부인과 학회에서 예비신부에게 추천하는 필수검사는 다음과 같다.

◇ 간염검사 =

배우자와 아기에게 간염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검사. B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아직 없다면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B형 간염 보균자라면 배우자에게 예방접종을, 장차 태어날 아기에게는 면역글로불린과 예방접종을 함으로써 배우자와 아기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풍진검사 =

풍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감기처럼 열이 나고 좁쌀 같은 두드러기가 돋는 것 외에는 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모른 채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임신 초기의 임신부가 풍진에 걸리면 태아는 백내장, 청력장애, 심장질한, 발달장애 등의 선천적인 질병을 갖고 태어나게 된다.

다행히 풍진은 한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이 생기기 때문에 면역력이 없는 여성은 풍진 예방접종만 맞으면 임신 중에 풍진을 앓지 않을 수 있다. 단 예방접종을 맞은 직후에는 풍진을 앓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3개월 간 임신을 피해야 한다.

◇ 혈액검사 = 학창시절 누구나 한두 번 혈액형 검사를 받지만 뜻밖에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혈액형 검사는 출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희귀 혈액형인 RH-형은 특수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 성병검사 = 매독, 에이즈,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으로 대표되는 성병은 본인 뿐 아니라 배우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고 불임을 유발할 수도 있다.

치료 할 수 있는 성병이 발견된다면 결혼 전에 확실히 해결해야 함은 물론이다.

◇ 기타검사 =

빈혈, 고혈압, 당뇨 등 전반적인 건강상태에 대한 검사를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 어디에서 검사하나 = 결혼 전 건강검진이 가능한 곳은 산부인과와 내과, 가정의학과. 결혼 전 건강검진만을 위한 특수 클리닉을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보통의 외래에서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 비용은 얼마나 드나 = 개인의 병력과 건강상태에 따라 검사 항목과 비용은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결혼 전 건강검진은 관련 질환을 앓고 있지 않다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직접 임신과 출산을 감당할 예비신부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예비신랑의 건강도 중요하다.

가톨릭대 성가병원의 김사진 교수는 “과거에는 불임의 책임을 전적으로 여성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사실상 남성요인에 의한 불임도 30~35%나 되기 때문에 점차 예비신랑의 건강검진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대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는 “예비신랑의 검진은 특수한 검사보다는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비신랑은 예비신부와 함께 검사를 받을 수도 있으며 불임 등 자세한 검사를 원하는 경우에는 따로 비뇨기과를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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