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남 시집 ‘이팝나무 길을 가다’

대구시인협회 회장 박정남 시인의 주옥같은 시 50여 편을 모아엮은 시집 ‘이팝나무 길을 가다’가 출간됐다.
1973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하면서 본격적인 문학의 길로 들어선 박정남시인은 20여년 넘게 시작을 해오면서 ‘숯검정이 여자’‘길은 붉고 따뜻하다’등 두권의 시집을 펴낸지 10여년만에 세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꾸밀줄 모르는 가장 정직한 몸이 꽃피우는 깊은 말이 시(詩)’라는 독특한 언어철학을 간직한 박시인의 이번 시집은 자신의 틀에 갇혀 살면서 몸이 짓는 표정과 소리를 그대로 시로 승화시키면서 초기의 아름다운 시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
색채에 대한 민감함과 사물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예민함이 돋보인다는 평을 들어온 박정남 시인은 초기때 부터 관심을 보여 온 생명감과 환상의 감각화에 대한 인식을 현재까지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이하석시인은 평하고 있다.
제 1부 ‘ 악수’에서 제 5부 ‘어머니’까지 생명감에 대한 경이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단순히 한 여성이라는 자각을 넘어 생명의 어미라는 보다 생산적이고 활기찬 삶으로 부각시킨다고 이하석씨는 평했다.
‘깊은 항아리 가진 여자 하나 속으로/ 사나이 들이 빠져 들어가고/ 깊은 항아리 가진 여자가 매일밤 운다/ 여자는 젖어 사나이들을 한 팔에 안고 / 사나이들은 동해안처럼 /줄을 서서 기다린다/ 달이 뜨지 않는다/ 여자가 가진 깊고 큰 항아리엔/ 공허가 차고/ 밤마다/여자의 숨이 익어간다. 위의 시에서도 몸이 꿈꾸는 성숙과 그 욕망의 배출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는데 자신의 생각과 인식, 정서를 자유롭게 빚어내고자 하는 마음이 잘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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