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벙긋거리는 립싱크 가수들과 한 무대에서노래하는 것이 바보스럽게 느껴졌어요”
2년여만에 8집 앨범 ‘마음에 남긴 메모’를 들고 나타난 신효범(36)은 “대중가수가 상업적 시스템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지만 그 속에서도 가수 스스로 진정한뮤지션이 되려는 노력을 포기해선 안된다”며 한동안 두문불출하며 노래활동을 중단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음악과 가수활동에 대해 그녀가 2년여동안 고민해온 결과가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담겼다.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1년에 두 장씩 앨범을 내는 최근 가요계 풍토에서 벗어나 2년여동안 여유롭게 앨범 작업을 한 것도 외양보다 음악적 내용에 충실하려는 그녀의 의지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음악적 변신을 시도한 것이 눈길을 끈다.
무대를 뒤흔들던 그녀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새 앨범에서 부드러운 미성으로 바뀌었다.
터질듯한 목소리를 꾹꾹눌러 절제했기 때문에 이전보다 짙고 밀도있는 목소리로 바뀐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
1980-90년대에 유행했던 정감있는 발라드풍의 노래들로 앨범을 꾸민 것도 눈길을 끈다.
앨범 재킷과 속지에 적은 가사의 글자체 등은 모두 판화가 이철수씨의 작품이다.
그녀는 “단순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삶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이씨의 판화같은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고 이씨와 앨범작업을 함께 한 이유를 설명했다.
타이틀곡 ‘엘리뇨’는 인생의 한 과정을 갑작스럽게 닥칠 수 있는 자연현상에 비유했으며 내레이션, 테크노 리듬, 빗소리 등 다양한 음악요소를 도입해 팝페라(팝과오페라의 혼합)풍으로 노래했다.
잔잔한 바이올린 선율을 타고 흐느끼는 듯한 애절한 목소리가 흐르는 ‘기다림’,이승환이 만든 곡으로 기존의 힘있는 창법에서 벗어나 귀여운 목소리로 부른 ‘내겐너무 사랑스런 그대’, 경쾌한 펑키리듬과 한상원의 기타 연주가 블루스풍 음색에 잘어울리는 ‘황조가’, 힙합그룹 드렁큰타이거 등이 래퍼로 참여한 ‘하이 라이프’ 등 13곡이 새 앨범에 수록됐다.
그녀는 “진솔한 노래를 원하는 팬들을 머릿속에 그리며 새 앨범을 만들었다”면서 “2개월정도 음반 홍보기간을 가진 뒤 11월쯤 라이브 무대에서 팬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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