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서 통쾌한 2점아치 ‘공동 2위’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이 멀어지던 홈런왕 타이틀을 향해 재시동을 걸었다.
최근 부진을 거듭하던 이승엽은 9일 LG전에서 시원한 2점 아치를 그리며 7경기만에 홈런을 추가, 시즌 33호로 우즈(두산)와 이 부문 공동 2위에 다시 올라섰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부문 선두를 다투던 호세(35호·롯데)에게는 여전히 2개차로 처져 있지만 긴 슬럼프를 털고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 이달 초까지 호세와 홈런 공동 1위였던 이승엽은 지난달 말부터 슬럼프에 빠지며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최근 각각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린 호세와 우즈의 신들린듯한 방망이를 잠자코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98년과 지난해에 시즌 중반까지 홈런 선두를 달리다 막판 체력저하와 부상 등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내줬던 이승엽을 연상하면서 올시즌 홈런왕 레이스도 당시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을 내 놓았다.
98년 당시 8월까지 홈런 레이스를 독주하던 이승엽은 9월 들어 갑자기 슬럼프에빠져 막판 우즈에게 추월을 허용했고 지난해에도 8월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 부상으로 주춤, 박경완(현대) 등에 밀렸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 토종 거포를 대표하는 이승엽의 각오다.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서서히 제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어 홈런 2개 차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올시즌 삼성의 남은 경기도 18경기로 두산(17경기)과 롯데(16경기)에 비해 많고정규리그 우승도 눈 앞에 두고 있어 팀 상황도 유리한 상태· 승부는 결국 정신적인 면에 달려있다. 이승엽이 얼마나 ‘국민 타자’라는 별명에서 오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자기 스윙을 가져갈 수 있느냐는 것· 박흥식 타격 코치도 “체력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없다. 연습때는 최고의 타격 감각을 보이는데 경기에서는 스스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해 부진한 것같다”고 진단했다.
이승엽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홈런왕 탈환에 성공하며 토종 타자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 지 팬들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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