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전 2-2 최용수·이천수 득점…수비 불안 여전

한국 축구가 여전히 수비 불안의 허점을 드러내며 힘겨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3일 성대한 기념식과 함께 개장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 대표팀과의 1차평가전에서 수비벽이 쉽게 무너져 전반에만 2실점했으나 후반 상대의 체력이 떨어진 틈을 탄 이천수, 최용수의 활약으로 2-2로 힘겹게 비겼다.
이로써 대표팀은 히딩크 감독 출범 이후 가진 12차례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에서 5승4무3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김태영-강철-김상식-최태욱으로 포백시스템을 구축하고 최용수와 황선홍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4-4-2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화려한 개인기로 무장한 나이지리아의 창을 막기에는 방패가 너무 허술했다.
수비수들은 상대의 1-2차례 눈속임 동작에 허둥대 공을 놓치기 일쑤였고 이을용-김남일-송종국-안효연의 미드필드진도 어설픈 패스로 공격 흐름을 끊긴채 쉽사리 역습을 허용했다.
반면 사실상 2진급으로 구성된 나이지리아는 장시간 여행의 피로가 채 풀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정교한 패스로 한국 진영을 위협적으로 파고드는 등 2002월드컵 본선 진출팀 다운 매서움을 뽐냈다.
경기 시작 8분만에 터진 은두케의 골은 수비 실종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머피 아칸지가 왼쪽을 파고드는 순간 김상식과 강철이 연달아 막으려 했지만 속수무책이었고 아칸지의 스루패스를 반대편에서 달려들던 은두케가 오른발로 가볍게 차넣었다.
전반 12분 황선홍이 상대 골지역 오른쪽에서 위협적인 슛을 날려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던 한국은 24분 김상식이 어이없는 백패스에 이은 파울로 퇴장, 수적 열세에 놓여 제대로 전술을 시험할 여력마저 잃었다.
전반 38분 최태욱이 걷어낸다는 볼이 은두케에게 연결돼 추가실점, 최근 잇단참패를 되밟는듯 하던 한국은 후반들어 이천수와 최성용을 교체 투입하고 쓰리백으로 전환하며 활기를 되찾았다.
3분께 최용수의 페널티킥이 골키퍼 에릭 아칸지의 선방에 막혀 회생할 기미가보이지 않던 한국은 20분 최용수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오른쪽을 돌파, 골지역 중앙에 있던 이천수에게 밀었고 이천수가 오른발로 가볍게 차넣었다.
이천수의 활발한 돌파로 공격 기회를 잡아나가던 한국은 33분 코너킥 기회를 얻었고 이천수가 찬 볼을 골지역 왼쪽에 있던 최용수가 수비벽 사이에서 높이 치솟으며 방향을 살짝 틀어 헤딩슛, 네트에 꽂혀 2-2로 균형을 잡았다.
1차전에 14명만이 도착, 경기에 임한 나이지리아는 교체멤버조차 제대로 갖추지못하고 풀가동한 탓인지 후반들어 급격히 몸놀림이 둔화되면서 한국에 주도권을 내주며 추가점을 뽑지못했다.
◇전적
한국 2(0-2 2-0)2 나이지리아
▲득점=은두케(전8분·전38분, 나이지리아) 이천수(후20분) 최용수(후33분·이상 한국)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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