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내 군사시설 목표물 30개 폭격

【워싱턴·이슬라마바드·모스크바·런던·AP·AFP=연합】 ‘9.11 테러’ 발생 이후 보복공격을 공언해온 미국이 마침내 제1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과 그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 대해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미국과 영국은 7일 밤(현지시간) 육상과 해상기지에서 발진한 폭격기와 미사일을 동원해 탈레반의 공항, 군 지휘소, 테러 훈련캠프 등에 밤새 3차례의 파상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항구적 자유”로 명명된 이번 작전이 테러 근절을 위한 보다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공격의 일환이며 국제사회의 공감을 확보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공습의 구체적인 성과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전쟁수행을 위한 탈레반의 기반시설은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이며 카불과 칸다하르 등 공격대상 지역은 전기공급이 끊겨 암흑을 이룬 가운데 밤새 폭발음이 들리고 섬광이 번쩍였다고 미국언론들이 전했다.
미국은 탈레반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핵심군사 기반시설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7일 시작된 대(對)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며칠간 계속할 방침이라고 CNN이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번 공격이 며칠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은 영국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데 이어 48시간 이내에 지상작전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북부동맹의 압둘라외무장관이 8일 주장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압둘라 외무장관은 미군이 주도하고 있는 다국적군과 북부동맹의 공세로 가까운 장래에 탈레반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압둘라 외무장관은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과 북부동맹이 합동군사작전을 펼치면 탈레반은 기껏해야 이틀 정도 밖에 저항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군과 영국군은 아프가니스탄 전역에 걸쳐 30개 군사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이 8일 밝혔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8일 미국과 영국의 공격은 이슬람 세계 전체에 대한 테러 공격이라면서 가혹한 보복을 경고했다.
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밤 공습은 “아프간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이슬람 세계 전체에 대한 테러공격”이라면서 미국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밤에 항공기 1대를 격추했으며 3대 이상의 항공기가 추가로 격추됐다는 설도 있다면서 미국이 찾고 있는 빈 라덴과 연락은 두절된 상태지만 아직 그가 아프간에 생존해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