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점 배점·경력 분류 불공평‘교원고시’몰두 교육 소홀 지적

현재의 교원승진 규정이 현장교사보다 교육전문직(장학사, 연구사 등) 출신자에게 유리하게 돼있어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교육위기라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승진이 현장보다 교육전문직 중심으로 이루어지면 현장교사의 의욕은 사라지고 학교교육은 더 큰 위기를 맞게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현재의 교원 승진규정에 따르면 교감승진의 경우 교사는 25년의 재직기간을 기준으로 한 경력점수 만점인 90점, 관리직인 교장과 교감이 매기는 근무평점 만점인 80점, 각종 연수 만점인 27점(자격연수 및 직무연수성적), 연구점수 3점 등 총 200점이 만점이지만 대부분의 승진 경쟁자들이 만점을 받는 현실에서 승진의 열쇠는 부가로 주어지는 ‘가산점’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가산점은 교무부장, 연구부장 등 보직교사 점수가 1년에 0.25점으로 7년이면 만점인 1.75점, 시범학교나 연구학교 활동에 참가해 받는 1.25점, 특수학교에 근무한 경우에 받는 1.25점 등의 점수로 승진이 결정되는데 교육전문직 출신은 5년만 경과하면 1.25점의 가산점이 별도로 주어져 교감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게다가 전문직 출신은 모두 경력에서 ‘가’급으로 분류되지만 현장교사 출신은 교장과 교감 경력자 외에는 ‘나’급 이하로 분류돼 똑같이 5년 근무했을 경우 경력점수가 전문직(21점)과 현장교사(18.5점) 사이에 2.5점차가 날 정도로 전문직에 유리하게 돼있는 현행 승진 규정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학교현장에서는 승진을 앞둔 중견교사들이 승진준비에만 매달려 학교 교무분장에 소극적이어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뿐만 아니라 학사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교육전문직을 우대하는 인사규정 때문에 많은 교사들은 교수학습활동이나 학생교육보다는 교육전문직에 진출하려는 이른바 ‘교원고시’에만 몰두하는 등의 폐단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현장교사들 사이에서는 0.01점까지 따지는 승진규정 때문에 과도한 경쟁을 벌이느라 갖가지 부작용을 빚고 있다.
승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연구실적(3점)의 경우 많은 교사들이 각종 연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위해 학생교육보다 현장교육에만 몰두하고 있다.
현장연구활동은 1개 학급 등 소수집단을 대상으로 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가 대부분 사장(死藏)돼 ‘연구를 위한 연구’에 그치고 있다.
이와 함께 1회 연구점수가 최고 0.5점인 시·도대회 1등급, 1점인 전국 규모 1등급 등 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한 교사가 이런 이런 연구활동에 최소 3년에서 6년 이상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학교 교육은 자연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대다수 교사들은 지금처럼 2년 동안의 근무 평정으로 승진자들을 선정하는 것보다는 임용때부터 근무평정을 실시하고 학생교육에 전념하는 교사가 승진하는 풍토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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