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풍년도 반갑잖다”

최근 쌀값 하락과 함께 배추와 무, 배, 단감 등 각종 농산물 가격이 예년에 비해 대폭 하락하면서 풍년농사를 짓고도 대구 경북지역 농민들은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19일 대구 북부농수산물도매시장과 경북도내 농산물 공판장 등에 따르면 특상품 배추 5t트럭 한대 가격이 90만~112만5천원으로 지난 여름의 600만~800만원에 비해 최대 9배 가까이나 폭락한 상태다.
또 무도 상품 5t 트럭 한대분이 최근 105만원으로 지난 봄과 여름가뭄으로 인해 883만원까지 폭등했던 것과 비교할때도 무려 8배나 하락했고 지난해 10월 391만원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폭락했다.
특1등급 신고배 15㎏ 한상자 가격도 1만5천원~1만8천원에 거래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8천원~2만2천원선에 비해 3천~4천원이 하락했다.
특히 올해 전국의 배 생산 예상량이 면적 증가로 지난해 32만4천여t보다 14% 가량 증가한 37만여t에 이를 것으로 보여 소비가 크게 활성화 되지 않을경우 과수재배 농가의 어려움은 한동안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어 본격 출하가 시작된 단감 가운데 부유품종 특1등급 15㎏ 한상자가 1만6천원~2만7천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8천원~3만원보다 10% 가량 낮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과수재배 농민들은 “3~4년전 배값이 좋을때 정부가 배 재배를 권유해 배나무를 많이 심었지만 최근 배값이 폭락한데다 소비 전망까지 어두워 큰 걱정” 이라며 “정부의 한치앞을 내다보지 못한 정책을 믿은 농민들만 손해를 보게됐다”고 정부 당국의 정책을 원망했다.
각종 과일류의 가격 폭락은 계절적인 영향에다 본격적인 과일 수확기에 접어 들어 출하 물량은 늘고 있지만 대구·경북지역의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배추와 무는 올 여름이후 특별한 기상이변이 발생하지 않아 작황이 좋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들어 고랭지 농산물이 함께 출하돼 풍년을 맞고도 지역 농민들은 우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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