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보건소, 건강검진 내역 조합측에 10년간 유출

최근 일부 금융기관들이 고객의 신상정보를 유출,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가운데 행정기관이 개인정보를 정기적으로 사설단체에 넘겨준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대구중구보건소가 속칭 자갈마당 윤락녀들의 건강검진(보건증) 내역서가 담긴 개인정보를 업주들로 구성된 조합측에 넘겨줘 인권유린이라는 비난이 제기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조합측은 중구보건소로부터 넘겨받은 개인정보로 윤락업소 관리(?)에 이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예상된다.
중구보건소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병역여부 등 개인신상 정보가 상세히 기록된 건강검진 결과를 이곳 업주들로 구성된 조합측에 1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넘겨준 것으로 밝혀져 의혹을 사고 있다.
보건소와 조합측은 업소와 윤락녀들의 편의를 위해 조합이 건강검진서를 일괄 수거해 당사자들에게 전달해 왔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돼 일부 업소 및 윤락녀들이 피해를 당했다며 당국에 고발해 놓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자갈마당 업소관계자 김모씨는 “최근 자신과 관련이 있는 업소의 한 윤락녀의 부모가 딸이 인신매매돼 윤락업소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으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난 적이 있다”며 “이같은 행위는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기관이나 단체 관계자들의 소행 때문에 발생한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건강진단결과서는 검진당사자의 편의제공 차원에서 자갈마당 업주들이 자체 조직으로 설치돼 운영중인 무의탁여성보호협의회 소속 조합직원이 수령해 지금까지 각 업소에 전달해 오고 있었으나 지난 4일부터는 본인들이 직접 보건소를 방문해 수령해 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측은 “업소의 편의를 위해 건강검진서를 보건소로부터 넘겨받아 업주들에게 전달했을뿐 이를 악용한 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중구보건소는 10년동안이나 윤락녀들의 건강검진 내역서를 조합측을 통해 전달해 오던 것을 최근 말썽이나자 뒤늦게 당사자들이 직접 수령토록하고 있다.
한편 대구 중부경찰서는 중구보건소와 자갈마당 조합측을 상대로 건강진단결과서 유출 경위와 이를 타 용도에 사용했는 지 여부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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