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배려·경제실속 차리기 등‘다목적 포석’

【런던 AFP.AP=연합】미국 주도의 대(對) 테러 전쟁을 지원하면서도 이슬람금식월인 라마단 기간에는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8일 아프간 전쟁의 조기 종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과 유엔 방문에 앞서 유럽을 순방중인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토니 블레어 총리와 회담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집권 탈레반에 대한 군사공격이 “단기간에, 목표타격 위주로” 행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샤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미국 주도의 아프간 공격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이슬람 세계를 아우르는 한편 파키스탄에서 고조되고 있는 반미감정과 자신에 대한 반발 등을 고려한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 장기화하고 그에 따른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면서 부작용이 커지는 것에 대해 상당수의 비이슬람권 국가들까지 반감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라마단 기간 전 전쟁 종결을 촉구함으로써 이슬람 국가들로부터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전쟁 장기화로 파키스탄에서 크게 고조되고 있는 반미 감정을 다독거리고 그에 따라 어려워진 자신의 입지를 다시 세우기 하기 위해 전쟁의 조기 종결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샤라프는 그런 한편으로 미국 주도의 대(對) 테러 연합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남아있겠다는 입장을 표명, 미국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결국 무샤라프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전개하고 있는 이번 해외순방을 통해 파키스탄과 이슬람권을 두루 배려하면서, 속으로는 경제적 실속을 챙기고 자신의 입지도 강화하는 ‘이중 실리외교’를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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