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이 발표되자 갑자기 논술과 면접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어서 상위권 대학을 포기했던 학생들도 상대적으로 자신의 점수가 낮지 않다는걸 확인하게 되면서 상위권 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수능 위주의 학생선발을 지양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논술과 심층면접이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사고방식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논술시험과 심층면접은 단기간의 족집게 과외로는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게끔 되어 있다. 암기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고득점 획득에 유리한 현재의 수능시험을 보완하기 위한 시험인 관계로 논리력과 창의력, 이해력 등에 평가의 기준이 맞추어져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전혀 독서를 하지 않고, 에세이나 편지글 하나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 학생들에게 현재의 논술과 심층면접은 다소 무리가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논술이나 심층면접이 없어져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해 나간다면 그 또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된다.
지식의 개념이 암기에서 이해로 바뀌어 간다는 사실을 주시해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수능에서도 단순 지식을 묻는 문제는 거의 없었고 제시문을 이해하면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자녀들을 일류대에 진학시키고 싶으면 고3 수능 끝나고 학원 문을 두드릴게 아니라 초·중학교때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권장해야 할 것이다. 밤 늦게까 지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에 묶어둘게 아니라 다양한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학생들에게 부여 하는게 훨씬 더 효과적인 교육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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