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국제유가도 고공비행을 지속하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관련 실물 펀드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이 실물 펀드에 아직 생소한 데다 여러가지 리스크(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어 ‘묻지마 투자’를 해서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가격 변동성 ‘경악’

최근 각광받고 있는 국제유가 또는 금, 구리 등 국제원자재들은 가격 변동성이 상상외로 크기 때문에 함부로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최근에는 국제 원자재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투기성 자금까지 유입돼 변동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펀드 애널리스트는 “국제 원자재의 경우 가격변동 사이클이 10년 이상으로 긴데다 단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최근 아무리 수익률이 좋다고 해도 분산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한다”면서 “전체 투자자산의 10%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제유가의 경우 80년대 초반부터 90년대 말까지 약세장을 연출했으며 한때 배럴당 10달러선까지 하락했으나 최근에는 70달러 선까지 오르는 등 엄청난 변동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 타이밍을 잘못 잡을 경우 손실 회복이 쉽지 않는 만큼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둬야하며 적립식으로 가입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이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대한투자증권 강창주 상품전략본부장도 “국제 정치·경제 이슈 등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만큼 이를 중화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안정적인 채권과 실물투자를 결합하는 것 등이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산의 일부를 설탕이나 커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워런트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산은 채권 등에 투자해 원금보존을 추구하는 상품을 예로 들었다.

강 본부장은 또 실물이나 실물지수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이와 관련된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변동성을 중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전세계 금광업체 주식에 투자하는 ‘메릴린치 월드골드펀드’나 구리, 니켈 등 다양한 광업관련주에 투자하는 ‘메릴린치월드마이닝’ 등이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대상에 대한 안목도 중요

워낙 변동성이 심한 만큼 투자 대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전망과 안목을 미리 가져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의 최상길 상무는 “관련 상품의 현황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세계 상품시장의 동향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펀드의 판매회사가 관련 서비스를 제대로 해줄 수 있는지를 먼저 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발급되는 운용보고서에 일부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내용이 제한적인 만큼 별도의 서비스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유가나 각종 실물자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거나 유가지수 등에 연동되는 펀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으나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는 이들 상품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실물펀드 판매를 위해 자체 리서치센터와 함께 자산운용사로부터 관련 상품의 시장동향에 대한 보고서 등을 받은 뒤 직원들에게 숙지시켜 투자자들의 요구에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도 고려해야

실물펀드의 대부분이 달러화 기준으로 이뤄지는만큼 환율도 중요 고려사항이다.

실제로 에너지 고갈에 대비해 풍력, 조력, 바이오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메릴린치 뉴에너지펀드’는 올해 1.4분기 28.94%의 수익률을 기록,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 펀드의 원화 기준 수익률은 최근 원화강세로 인해 23.94%로 달러화 기준에 비해 무려 5%포인트가 낮아진다.

이에 따라 관련 상품의 환헤지 여부도 살펴봐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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