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구시 공무원 구입 권유에 반발

대구의 월드컵입장권 판매율이 전국 9개 개최도시 중 꼴찌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최근 산하 기관 공무원들에게 입장권 판매를 할당한데 이어 지역 대기업들에게도 구입을 독려하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대구시는 월드컵 예선경기인 ‘덴마크-세네갈전(6월 6일)’과 ‘슬로베니아-남아공전(6월 8일)’의 2·3등석 입장권 판매율이 각각 33.3%와 28.6%로 극히 저조하자 최근 이들 경기 입장권 미판매분 3만2천500매를 본청(1만3천500매)을 포함 산하 구·군 및 사업소(1만6천500매)와 경북도(2천500매)에 할당하고 판매를 독려했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들은 소속 부서별로 20~50매씩 입장권을 할당받고 유관단체, 보조단체, 축구 동호회 등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가격(2등석 11만원, 3등석 6만6천원)이 비싼데다 다른 국가간 예선경기여서 수요부족에 따른 자체 구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실제로 대구시가 지난 16일을 전후해 월드컵 입장권 판매를 위한 대책회의를 가진 뒤부터 공무원들은 부서별로 할당받은 입장권을 1인당 2~3매씩 책임지고 판매보다는 스스로 구입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이처럼 입장권을 구입한 공무원들은 경기 당일 근무로 인해 관람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로 “공무원에게 판매를 독려하는 것 자체가 강매가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더욱이 시는 지난 17일 해외 미판매분 2만매가 국내 판매용으로 되돌아 오자 국장급 간부는 물론 부시장까지 나서 지역에 본사나 지사를 둔 대기업을 상대로 입장권 구입을 독려하고 있다.
김기옥 행정부시장은 18일 구미에 지사를 둔 대기업 4곳을 직접 방문, 월드컵 입장권 판매에 나섰으며 포항 등 경북지역 중소도시를 순회하면서 월드컵 표를 팔기로해 사실상 강매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지난해 1차 판매 당시 입장권을 대량 구입한 지역 기업 한 관계자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행정기관의 부탁은 거절할 수 없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월드컵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으나 입장권 판매가 예상외로 부진해 보다 적극적인 입장권 판촉활동에 나설 뿐 강매는 하지 않는다”며 “월드컵 축구경기장에 관중이 없을 경우 개최도시로서 대구시의 이미지가 크게 흐려질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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