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동점골·안정환 기적같은 골든골…伊 2-1 격파

한국축구가 꿈같은 8강신화를 이뤘다.
<관련기사 9·10·11·12·18·19면>
한국대표팀이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전반 18분 비에리에게 선제 헤딩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43분 설기현이 동점골을 넣어 1-1로 비긴 뒤 연장 후반 11분 안정환이 극적인 헤딩 골든골을 터뜨려 2-1로 감격적인 승리를 거뒀다.
한국축구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일류로 우뚝 서는 순간이었다.
지난 54년 스위스월드컵 첫 출전 이후 2라운드 진출은 커녕 1승조차 올리지 못했던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한 뒤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마저 물리치고 우승을 향한 쾌속질주를 계속했다.
이날 승리는 ‘아시아’라는 우물에서 탈피, 한국이 이제는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선제골은 이탈리아가 터뜨렸다.
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전문 키커 토티가 코너킥을 낮게 찼고 반대쪽에서 가까운 골포스트쪽으로 뛰어들던 비에리가 최진철의 마크를 피해 정확한 헤딩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8강 신화의 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기적같은 동점골을 넣은 것은 경기종료 휘슬 2분전인 후반 43분.
만회골이 절박한 히딩크 감독이 홍명보를 빼고 차두리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띄웠고 100번째 A매치 출장기록을 세운 황선홍이 찬스를 엮어냈다.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황선홍이 문전의 설기현을 향해 왼발 인사이드로 감아올린 것이 상대수비수 파누치의 무릎과 손을 잇따라 맞고 튀었고 설기현이 놓치지 않고 왼발슛으로 구석을 찔러넣어 극적인 동점을 이뤘다.
설기현의 동점골이 터지자 대전 월드컵경기장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한국은 연장후반 11분 이영표가 문전으로 날린 것을 안정환이 솟구치며 헤딩슛, 이탈리아 골네트를 흔들며 8강신화를 완성했다.
한편 이날 ‘투르크 전사’ 터키는 미야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동개최국 일본과의 16강전에서 전반 12분 터진 위미트 다발라의 헤딩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 8강에 합류했다.
한국은 오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스페인과 4강티켓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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