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이름만 남기고 다 바꾼다.’
포항 스틸러스가 대대적인 팀 체질개선을 통해 명문구단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로 아마추어 포철을 포함해 팀 창단 30주년을 맞이한 포항은 축구명가 위상 회복을 다짐하며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대폭적인 선수단 정비와 함께 사무국 운영에 대한 비효율적인 요소들을 말끔히 줄여나갈 방침이다.
포항이 사실상 ‘제2의 창단’을 방불케 할 정도로 대대적인 팀 정비에 나선 것은 지난 92년 정규리그 우승과 96년 FA컵 우승 이후 단 한번도 국내 정상에 서지 못해 ‘2류 구단’ 전락의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우승이 지상목표인 프로팀의 생리상 수년에 걸친 성적 부진이 ‘팀 정비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불렀고, 특히 최근 숱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한 전통명문의 이미지마저 흔들리는 등 대대적 팀 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포항은 FA컵 대회 이후 김상훈, 고병운을 제외한 주전요원 9명을 방출키로 결정, 팀 개편작업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어 유동관, 조긍연, 정기동 코치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하석주, 박철우, 김병수 코치를 새로 영입, 젊고 참신한 인물로 코칭스태프 인선을 마쳤다.
홍명보(LA 갤럭시 이적), 이동국(상무 입대), 싸빅(성남 일화 이적)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윤열(안양 LG), 우성용, 이민성(이상 부산 아이콘스)을 새로 데려왔고 미드필더 김기동(부천 SK)이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여기에다 앞으로 1~2명의 중량급 선수와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강하게 되면 지난 시즌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로는 GK 김병지, 수비수 고병운 정도가 손에 꼽힐 정도다.
포항은 이에 앞서 프로 2군 정비작업에 착수, 기존의 선수들을 대거 내보내고 브라질 유학파 고졸 신인선수를 위주로 10명의 ‘젊은 피’를 수혈했다.
아울러 박수일, 박태하 스카우트와도 재계약하지 않고 당분간 선수 선발과 수급에 대한 권한을 구단 지도자들에게 전적으로 일임했다.
특히 자칫 외화낭비의 위험성이 있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량 검증 절차를 대폭 강화, 정식계약 하기 전 반드시 테스트 기간을 두고 부상 여부를 정확하게 관찰하는 것은 물론 팀 적응여부도 면밀히 검토할 작정이다.
대폭적인 선수교체와 함께 포항은 지금까지 주로 포스코 출자사를 대상으로 했던 유니폼 광고를 8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포스코와 계약했으며, 용품계약사도 기존의 디아도라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푸마로 바꿨다.
또 팬 서비스의 일환으로 등 번호 위에 선수 이름을 새겨 관중들에게 관전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포항은 올해부터 포스코교육재단 소속 축구팀들이 산하 유소년클럽으로 편입되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오는 16일 구단 사무실도 지곡동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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