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분황사 특별전 개최

우리나라에서 숟가락의 나이는 약 3000살, 젓가락 나이는 약 1483살로 추정된다는 문헌이 있다.

숟가락은 청동기시대(서기전 1000년경), 젓가락은 백제 522년(무녕왕릉 22년)으로, 삼국시대 고분에서 식기와 숟가락, 젓가락 등 식구가 많이 출토됐으며 경주 분황사 발굴조사에서도 숟가락 틀이 발견됐다.

한국의 식사문화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숟가락, 신라시대 숟가락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윤근일)가 통일신라시대 이전 유물로는 처음으로 숟가락을 주물해 내던 거푸집(틀)과 가로 세로 각각 15줄을 넣은 바둑판 전돌(벽돌)을 공개했다. 13일 개막하는 ‘분황사 특별전’을 앞둔 10일 전시작품에 포함된 이들 유물을 최초 공개한 것이다.

이번 특별전 ‘분황사 출토유물’은 지난 16년간 분황사에 대한 발굴조사 성과를 정리한다는 취지와 함께 연구소 산하 ‘경주출토유물보관동’ 개소 1주년을 기념하는 뜻에서 마련됐다. 아울러 ‘분황사 발굴조사보고서Ⅰ’ 또한 발간됐다.

숟가락 거푸집은 분황사 출토품으로 현재길이 13.5cm, 너비 16cm이며, 숟가락을 주물해 내던 완연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 유물은 이번에 특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물을 정리하다가 발견됐다.

같은 분황사 출토품인 바둑판 모양 전돌은 길이 42cm, 너비 43cm에 이르는 대형으로, 일부 부분이 파손되긴 했으나 원형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복원이 완료된 상태로 특별전에 출품된다.

분황사는 신라 선덕여왕 3년(634)에 창건된 유서 깊은 신라 고찰로 창건 초기에는 자장과 원효를 비롯한 역대 고승이 주석하면서 왕실 원찰로 번성을 거듭했다.

나아가 통일신라 전성기인 8세기 중엽 대형 약사동상을 주성(鑄成)해 안치하는 한편, 그와 맞물려 1차 중건시 금당을 건립하면서 사찰 자체로도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다가 몽골 침입이 있던 13세기 이후에는 쇠락을 거듭하다 현재는 임진왜란 이후인 17세기 초에 건립한 보광전(普光殿)과 일제 강점기(1915년)에 수리한 모전석탑 등과 함께 사역이 대폭 축소된 상태로 남아있다.

이에 대한 1990년 이후 거듭된 발굴조사 결과 창건 당시에는 금당 3채가 ‘品’자형로 배치돼 있었음이 밝혀졌으며 현존 모전탑은 창건 당시 위치를 지키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번 특별전에는 발굴조사 출토 유물을 필두로 1915년 분황사 석탑 해체 보수작업에서 출토된 사리장엄구(국립경주박물관 소장)를 포함한 250여 점의 유물이 출품된다.

분황사에서만 특징적으로 검출되는 기와로는 창건 당시 금당에 사용됐다고 추정되는 연화보상화문수막새와 쌍조문암막새 세트, 1차 중건 금당에 사용됐을 것으로 생각되는 초화문수막새와 쌍조문암막새 세트가 선보인다. 아울러 연화문, 보상화문, 당초문, 용문, 비천문 등 다양한 문양을 넣은 기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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