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영사의 오월을 수놓다

기암괴석 즐비한 불영계곡길 초입부터 심심찮아

비구니승 수도처로 정갈…가족·연인들에겐 그만

천축산에 둘러 싸인 오목진 경내 한폭의 풍경화

삼층석탑·대웅보전·돌거북 등 볼거리도 푸짐해

오월의 천축산 신록과 부처님의 그림자가 푸르게 비치는 불영지(佛影池)는 산사를 찾은 나그네의 여심(旅心)을 자아낸다. 천축산(天竺山)이 품고있는 자그마한 비구니(比丘尼)승들의 수도장인 불영사(佛影寺)란 이름도 이 불영지(佛影池)에서 유래한다.

대웅전 서쪽 천축산 산위 숲속에 부처님 형상을 한 바위와 불공드리는 중생바위 세개가 있어 천축산 산마루에 햇빛이 비치면 그 그림자가 절앞 불영지(佛影池)에 비친다.

천축산에 둘러싸여 오목진 경내는 신록과 붉은 철쭉, 불영지, 절간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폭의 풍경화를 그린다.

아직까지 불영사는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동쪽에 치우쳐 있어 접근성이 용이치 않은 탓에 조용한 산사로 남아 있는 곳이다. 가족이나 연인들이 오손도손 찾아 보면 좋은 초하의 여행지이다.

번잡하지 않고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쓸쓸함이나 외로움 같은 미묘한 심정을 자아내는 곳이다.

가는 길도 낭만적이다.

7번 국도 푸른 바닷길에는 초여름의 여정을 돋군다. 특히 망양 해변길을 달리노라면 하얀 파도가 밀려오고 수많은 갈매기들이 해변왈츠를 춘다.

그리고 어촌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정겹고, 덕장의 오징어는 비릿한 갯내음을 풍긴다.

바닷길, 내륙길을 번갈아 달리며 차창에 비치는 신록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울진 못미처 불영계곡 이정표가 눈에 들어 온다. 차를 불영계곡길로 돌리면 입구에 성류굴, 민물고기 전시장, ‘사랑한다 말해줘’란 드라마 촬영지 행곡리도 길섶에 있어 한번 쯤 둘러 볼만하다.

특히 ‘사랑한다 말해줘’ 드라마 배경지 행곡리 대나무터널은 사진이 아름답게 찍히는 곳이다.

이어서 불영계곡으로 접어드는데 지금 온산은 신록으로 눈이 부시고 송화가루가 누렇게 날린다.

불영사 휴게소를 지나서 부터는 기암괴석과 깊은 계곡을 돌고 돈다.

구불구불 계곡길에는 불영계곡을 조망할 수 있는 정자가 둘이 있다. 정자에 올라 한국의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이라 불리우는 웅장한 계곡과 이곳의 신록을 음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좌우로 펼쳐지는 불영계곡 풍경과 곱게 핀 연보라색 등꽃에 눈을 돌리다 보면 어느새 불영사 입구에 다다른다.

천축산불영사 일주문을 지나 흙길을 걷다보면 눈앞에 한폭의 산수화를 만난다. 지난 태풍 매미때 유실된 불영교가 다시 튼튼한 돌다리가 새로 놓여져 다리 난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한 장의 그림을 보는 듯 하다.

조금 걸으면 절 입구 숲길을 만난다.

하늘을 찌를 듯이 높다란 전나무 신록 숲길도 운치있고 낭만(浪漫)이 흐르는 초하의 오솔길이다.

오솔길을 오르면, 불영사가 보이는 언덕 우측에 불영사 부도를 안내하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 불영사 부도탑에는 인현왕후에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부도탑을 지나 거대한 느티나무 두 그루가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있는 곳을 지나면 불영사의 경내와 함께 전설 속의 연못인 불영지(佛影池)가 보인다.

천년 고찰 불영사에는 보물 제498호 울진구산리삼층석탑(蔚珍九山里三層石塔), 보물제730호 불영사응진전(佛影寺應眞殿), 보물 제1201호 불영사대웅보전(佛影寺大雄寶殿), 보물제1272호 불영사영산회상도(佛影寺靈山會上圖)등의 문화재와 앞산의 화기를 진화하기 위해 대웅보전 기단 밑에 설치했다는 돌거북(석구) 등 볼거리도 많다.

특히 범종각 맞은편 응진전(보물제730호)에서 간절히 기도하면 그 원이 이루어진다는 영험 있는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 불영사는 비구니들의 수도처라 경내가 깨끗이 정리되고 정갈하다.

대구에서 불영사를 찾는 길은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타고 곧장 7번국도로 달려 울진 농업엑스포 공원에서 영주·현동 이정표를 보고 접어들면 된다.

사진/정해유 포토디자인 연구실장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