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 해수욕나들이 봉사

여름방학을 맞아서도 대학입시에 대비해 각급 고등학교가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고교생 60명이 치매·중풍노인들을 모시고 해수욕 나들이 나서 칭송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포항 영일고 1,2학년 학생들. 이들은 5일 오전 노인전문요양시설이 성모자애원 햇빛마을을 찾아 치매와 중풍을 앓고 있는 노인들을 모시고 해수욕 나들이 나섰다. 학생들은 이날 이른 아침 학교로 모인 뒤 곧바로 햇빛마을로 가 노인들을 한분 한분 차로 모신 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자신들이 모셔야할 할아버지·할머니들을 업거나 부축해 바닷가에 다다른 학생들은 마치 친할아버지·할머니를 모시는 것처럼 정성을 다해 수발했다.
하지만 일부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들은 모처럼만의 외출에도 불구하고 마구잡이로 학생들을 혼내는 통에 혼쭐이 나는가 하면, 평생 처음해보는 대·소변 수발에 저절로 얼굴이 찡그려졌다.
그러나 넓은 바다를 보면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의 밝은 모습에 가슴 뿌듯한 보람이 솟아올랐다.
이날 봉사활동에 나선 이준수군(17·1년)은 “평생 처음으로 할머니의 수발을 들었는데 처음에 정말 마음의 부담이 컸었다”며 “하지만 말도 제대로 못하시는 할머니께서 제가 숟가락에 얹어주는 반찬을 드시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자 친할머니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기섭 햇빛마을 사무국장은 “여름철을 맞아 노인들에게 바깥구경을 시켜드리고 싶었지만 이들을 수발해 줄 사람이 없어 걱정했었는데 영일고 학생들이 기꺼이 참여해 노인들에게 큰 즐거움을 줄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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