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총괄 이필동 행사기획실장

72일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폐막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목표관람객 150만명은 이미 훌쩍 넘어섰고, 행사진행과 내용에 대한 평가도 이전에 개최된 두번의 엑스포에 비해 후한 편이다.
지난 98년 제1회 엑스포를 앞두고 기획단계에서부터 처음으로 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 인연을 맺은 뒤 내리 세 번째 엑스포 현장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이필동 행사기획실장(59) 의 감회는 그 누구 보다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실장은 올해 엑스포 행사를 앞두고 많은 긴장을 했다고 말했다. 두번의 행사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고, 올해 행사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지속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그 어느때 보다 많이 긴장했다는 것이다.
“앞서 두 번의 행사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다. 삼세판이라고 이번 행사가 잘못되면 엑스포 행사 자체가 중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올해 행사를 계기로 경주엑스포가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평가가 잘 나오고 있어 준비한 사람의 입장에서 다행이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그는 준비한 사람의 입장에서 평가를 내리는 것이 “많이 어색한 일”이라면서도 “세계문화엑스포 개최에 대한 양해각서를 캄보디아와 우루과이 등 두 나라와 체결한 일은 엑스포를 준비하고 진행한 사람으로 매우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생각하는 엑스포의 발전방향은 국가적인 차원의 행사로 격상하고, 엑스포의 정체성을 확립시켜 특화된 주제를 내걸고 진행하는 것이었다.
이 실장은 “올해 행사에서 처음 시도한 난장트기등 관람객 체험행사의 반응은 특히 좋았다. 앞으로의 행사 방향을 설정하는데 많은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자체의 행사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가차원의 행사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엑스포 공원을 테마파크로 조성하고 테마파크가 완성된 뒤에는 2∼3년 간격으로 행사를 개최할 것이 아니라 매년 동일한 시기에 특정한 주제를 내걸고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경주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서 자리매김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40여년을 연극배우이자 연출가, 또 언론사 문화부기자 등 ‘자유인’으로 살아왔던 그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라는 공조직의 한부분으로서 이들과 익숙해 지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과 어려움이 뒤따랐다.
그는 “문화는 탄력적이고 순발력을 요구하며 정형화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공조직은 엄격한 룰이 있고 규정이 있기 마련이다. 가장 유연해야 하는 문화예술인들과 공공조직의 접목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이 실장은 올해 행사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준비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만족 보다는 전 부문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7년동안 경주엑스포의 실무를 총괄하면서 보람도 컸다.
“이런 문화엑스포 행사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것이다. 이런 초대형 행사를 실무자의 입장에서 만들어 내고 치러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 행사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는 이같은 일상의 기쁨은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아니었다면 감히 상상도 못했을 보람이고 즐거움”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엑스포에 대해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일부 경주시민들에 대해서는 “당대 보다 천년 뒤의 후손들에게 어떤 경주가 돼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하면서 현실의 불편보다 미래를 바라보며 경주를 경주답게 가꾸려는 장기적인 안목이 무엇보다 아쉽다”면서 “경주엑스포는 경주가 문화유적도시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교량자 역할을 수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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