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포항라이온스, 이웃사랑 ‘훈훈’

‘마음이 열려야 어려운 이웃을 볼 수 있습니다’
18일 오후 3시 포항시 북구 여남동 바닷가 야산중턱에는 때아닌 손님들이 작은 마을을 가득 채웠다.
북포항라이온스클럽회원을 비롯한 포항지역 라이온스클럽회장단과 자매부대 군인들이 이 마을에 사는 허화(82)할머니 집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찾아왔기 때문.
지난 8월 한 회원의 건의에 따라 허할머니집을 방문했던 박태화회장 등 회장단은 암으로 아들이 숨지고 며느리마저 다섯명에 이르는 손주들을 버린 채 떠나 아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인 현실에 넋을 놓았다. 여기에다 너무나 낡아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마땅히 손볼 사람이 없어 살고 있는 집을 보고는 모든 회원들이 사랑의 집을 짓는데 흔쾌히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북포항클럽은 1300여만원의 예산으로 집을 짓는데 들어가는 자재를 사기로 하고 꼭 필요한 인부를 제외하고는 모든 회원이 직접 집짓기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9월 26일 다 허물어져가던 집을 부수고 전체 회원들이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공사에 들어가 뜨거운 땀방울로 사랑의 집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특히 공사현장이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산중턱에 위치해 있어 모든 공사자재를 손수레에 싣고 일일이 날라야 했지만 회원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기쁜 마음으로 일했다. 하지만 1300만원의 예산이 할머니와 다섯손주가 살 수 있는 집을 짓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된 회원들은 또다시 너나 할것 없이 주머니를 털어 공사대금을 내놓았다.
북포항클럽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지자 자매부대에서 병력 20여명을 지원해 주는가 하면, 영남교회에서는 국수 등 새참을 마련해 인부와 회원들에게 제공했다. 특히 공사를 맡았던 인부들도 돈을 마다한 채 벽지일체를 내놓았으며, 마을 주민과 자생단체 등에서도 아이들이 살 가재도구와 의류, 침구류 등을 찾아와 각박한 세상에서 메마르지 않은 인심을 나눠줬다.
그러다 보니 18일 준공식에서는 회원들과 이웃주민, 자매부대장, 지역 시의원 등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서로에게 공을 돌리고 칭찬해 주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박태화회장은 이날 기증식에서 “아무도 모르게 시작해 끝내려고 했는데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줘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제 할머니와 아이들이 여러분의 사랑으로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 것을 생각하면 기쁘기 그지 없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