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27)이 침묵하고 있다.
이승엽은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다. 이승엽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J's 엔터테인먼트 김동준 사장조차 "이승엽으로부터 연락이 와야 통화할 수 있다.
며칠 동안 2∼3차례 연락이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7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있었던 현대 박진만의 결혼식에 참석했지만 약 10분 동안 인사를 나눈 뒤 곧 결혼식장을
빠져나갔다.
현실적으로 일본 롯데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정작 주인공인 이승엽은 계속해서 침묵하고
있다. 김사장은 "협상의 진행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계약을 하고 입단식을
하는 순간이 되면 그동안의 상황에 대해 모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이 침묵하고 있는 이유는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팬들의 여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승엽의 선택은 현실적으로 일본 롯데행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55억원이라는 돈도 중요하지만, 일본에서도 성공할 경우 1년 또는 2년 뒤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룰 가능성이 지금보다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승엽의 미국 에이전트 존 김도 7일 출국에 앞서 "1∼2년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도
좋다"고 말해 이승엽의 일본행에 힘을 실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9년 동안 성실한 모습만을 보여준 이승엽은 '돈 때문에 일본에 팔려간다'는
인상을 남기는 것이 부담스럽다. LA 다저스에서 제시한 3년 300만달러(약 36억원)가 일반
서민들의 입장에서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비슷한 조건이라면 삼성에 남고 싶지만 규약에 묶여 이야기조차 나누지 못한다는 것도
이승엽의 속을 태우고 있다.
김사장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모든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이승엽이 몹시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엽은 지난 3일 일본에서 돌아온 뒤 "팬들이 내 결정을 믿어주길 바란다"는 말을 남긴 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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