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서정우 변호사 수백억 불법모금 혐의로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8일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 개인후원회(일명 부국 팀) 부회장 겸 법률고문을 지낸 서정우 변호사를 긴급체포,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서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광장 사무실과 경기 성남시 분당 소재서 변호사 자택 등 2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대선 직전인 작년 11월께 `복수’의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직접 수수한 혐의로 서 변호사를 오늘 오전 11시께 자택에서 긴급체포했다”며 “체포 이유는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서 변호사가 2개 이상의 기업으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100억 원 이상의 돈을 불법 모금해 후원금 영수증 발행이나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대선 자금으로 사용한 구체적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서 변호사를 상대로 여러 차례에 걸쳐 수백억 원대 불법 대선 자금을 직접 수수, 한나라당과 대선 후보 사조직 등에 전달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 중이며,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과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추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서 변호사 등이 모은 대선자금이 `상당한’ 규모에 이른다”며 “과거 `세풍’ 사건에 연루됐던 이석희씨나 이회성씨 등과 똑같은 역할을 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신중하게 검토 중이며, 서 변호사 등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이 전 총재의 소환 여부도 결론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간 한나라당 계좌추적과 기업체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 한나라당이 수수한 대선 자금 규모가 `SK비자금’ 100억 원을 포함, 700억∼8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불법 대선 자금 규모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서 변호사에 대해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정치 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이와 관련, 이회창 전 총재의 반응은 “아주 말씀이 없었다”며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좀더 지켜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이종구 전 언론특보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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