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히딩크식 축구가 성공의 열쇠였다.
'한일월드컵 멤버를 총동원하며 '올인 베팅'을 감행한 코엘류호가 무난하게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특별한 색깔 없이 득점력 빈곤에 시달렸던 한국은 14일 오만과의 친선경기에 이어 레바논과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득점포를 가동해 아시아 최강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과는 전력에서 뚜렷하게 뒤지는 오만과 레바논을 상대로 한 승리였지만 거스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의 수제자들이 대거 가세한 코엘류호의 조직력은 확실히 달라 보였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한국대표팀의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초기에 히딩크의그림자에서 벗어나려고 조재진(수원) 등 신예들을 두루 기용하며 물갈이에 힘썼지만콜롬비아, 우루과이 등 강호와 맞붙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아시안컵 예선에서는 코엘류 감독이 낙점한 김도훈(성남) 등 국내파로 주전을 꾸렸다가 오만과 베트남에 충격의 패배를 맛보며 경질 위기까지 몰렸다.
결국 그는 자신이 고집하던 4-2-3-1의 포백시스템 대신 히딩크가 구사하던 3-4-3의 스리백으로 전술을 바꿨고 베스트 멤버 또한 히딩크가 길러낸 젊은 선수들을 중용키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한 코엘류의 전술은 성공적이었다.
안정환(요코하마) 등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들은 급하게 팀에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일월드컵에서 다져진 찰떡 궁합을 자랑하며 레바논 격파에 앞장섰다.
코엘류 감독은 안정환-설기현(안더레흐트)-차두리(프랑크푸르트)를 삼각 편대로내세워 수시로 상대 문전을 두드렸고 김남일(전남)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원에 두고 박지성(PSV 에인트호벤)까지 공격에 투입해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또한 히딩크가 신임하던 노장 수비수 김태영(전남)과 최진철(전북)를 포진시키는 대신 신예 조병국(수원)에 중앙 수비를 맡겨 안정 속에 변화를 시도했다.
그의 판단은 적중해 노장 수비수들의 든든한 지원 속에 조병국의 악착같은 플레이는 빛을 발했고 급기야 전매특허인 번개 헤딩슛으로 골까지 기록해 코엘류 감독의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더구나 부상을 털고 일어선 '거미손' 이운재는 결정적인 순간에 페널티킥을 선방해 마치 스페인과의 한일월드컵 8강전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김진국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멤버는 히딩크 때와 달라진게 거의 없지만 코엘류 감독은 공격 지향적인 축구로 나름대로 변신을 시도한 것 같다"며 "세트플레이와문전 쇄도 능력이 좋아진 것은 분명 히딩크 때와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수차례 골찬스를 놓치고 공수 전환이 늦어 때때로 역습을 허용하는 모습은 여전히 고쳐야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도 상대한 팀들도 우리보다 약팀이므로 완전한 찬스를 만드려기 보다 슈팅 템포를 한 박자 빨리하는게 필요하다"면서 "특히 방심하다 역습을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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