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마시기’ 치료 효과 미지수
효소 섭취…위장에서 단백질화
미나리는 ‘독소해독’ 임시방편

우리나라 간염 환자들 가운데 자신의 소변을 받아 마시면 좋다고 믿는 이들이 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지만 실제로 소변을 먹어서 낫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소변으로 나은 것이 아니라 ‘나는 반드시 낫는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변을 믿고 어떤 특정식품을 믿는 것이 과연 진정한 믿음일까?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소변으로 간염을 고쳤다고 해보자. 그 소문이 퍼지면 너도나도 소변으로 고쳐보려고 시도할 것이다. 그 중에는 미심쩍어 하면서도 소변을 먹어보는 이들도 있게 마련인데 이런 사람에게는 치료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무엇인가를 철저히 신봉하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나타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소위 어디에 좋다는 식의 약품, 또는 식품들이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면 그것은 진실로 믿을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실제로 소변 속에는 간염 바이러스를 파괴할 수 있는 성분도, 간을 보호할 수 있는 영양소도 들어있지 않다. 소변이란 몸 속에서 필요한 성분들을 걸러낸 후 필요없는 독소들을 내보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신부전증 환자들을 생각해보면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콩팥기능이 떨어져 소변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신부전증 환자들에게 생기는 대표적인 증세가 바로 요독증이다.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독소가 몸 속에 쌓여 각종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몸이 필요없다고 판단해서 몸 밖으로 내다버린 소변을 다시 마시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오히려 고통을 당하고 있는 간에 독소로 가득찬 소변이 들어가게 함으로써 간을 더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그렇다면 간을 좋게 하거나 튼튼하게 하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보조식품들은 어떨까? 간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보조식품이 바로 효소다. 효소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할 때 세포들이 생산해내는 물질로 간세포에서는 소화에 필요한 소화효소와 술을 마셨을 때 알콜을 해독하기 위해 알콜분해효소를 만들어낸다. 간에 효소가 좋다는 얘기는 간이 나빠져 이런 효소들을 제대로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먹는 것을 통해서라도 효소를 공급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다. 그러면 이렇게 섭취한 효소가 간세포의 기능을 도울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섭취된 효소가 가장 먼저 들어가는 곳은 위장이다. 위장에서 위산과 섞인 효소는 십이지장에서 소화된 후 소장에서 단백질의 가장 작은 단위인 아미노산으로 흡수돼 버린다. 결국 보통의 단백질 식품을 먹었을 때와 전혀 차이가 없는 것으로 간세포의 기능을 돕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간이 나빠져 황달이 생겼을 때 미나리가 좋다는 얘기도 마찬가지다. 황달은 간세포가 해독작용을 하지 못해 몸 속에 독소가 쌓이는 것으로 미나리가 일시적으로 이 독소를 풀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간세포가 재생되지 않는 한 황달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증세만을 완화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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