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부유층·부녀자 상대 10개월간 엽기범행

지난해 하반기 잇따라 터진 부유층 노인 연쇄살인사건 등 서울 시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희대의 연쇄살인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결과 연쇄살인범은 올들어 최근까지 보도방·출장마사지에서 일하는 여성 11명도 무차별 살해한 뒤 시내 곳곳에 암매장하는 등 혼자서 모두 19명을 살해하는 역대 최다 살인을 기록, ‘인면수심(人面獸心)’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허준영 서울경찰청장은 18일 오전 서울경찰청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 직접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지역 부유층 노인 및 부녀자 연쇄살인 용의자인 유영철(34)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18·19면>
◆ 범행 개요 = 유씨는 지난해 9월24일 서울 신사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침입,이 집에 살고 있는 모 대학 명예교수인 이모(73)씨와 부인 이모(68)씨를 둔기로 내리쳐 숨지게 하면서 서울판 ‘살인의 추억’의 서막을 올렸다. 이어 10월9일에는 서대문구 구기동 주차관리원 고모(61)씨의 단독주택에서 고씨어머니 강모(85)씨와 부인 이모(60)씨, 아들(35) 등 일가족 3명을 역시 둔기를 이용해 살해했다.
유씨는 같은 해 11월 수십억대 재력가인 최모(71)씨의 강남구 삼성동 단독주택에 침입, 최씨 부인 유모(69)씨를 살해했고, 종로구 혜화동 110여평 규모 2층짜리단독주택 집주인 김모(87)씨와 파출부 배모(53·여)씨를 살해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방화까지 했다.
경찰이 유씨 뒷모습을 담은 폐쇄회로TV(CCTV) 화면과 족적을 확보, 수사망을 좁혀오자 유씨는 부유층 노인 연쇄살인을 잠정 중단한 뒤 올해 3∼7월 서울지역 보도방·출장마사지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삼아 김모(25·여)씨 등 11명을 잇따라 살해한것으로 확인됐다.
유씨는 자신이 가진 컴퓨터 기술을 이용, 경찰신분증을 위조하고 남대문에서 수갑을 구입해 윤락단속을 나온 경찰행세를 하면서 보도방, 출장마사지 여성을 자신의집으로 유인, 잔혹하게 살했다.
◆ 범행 수법= 유씨는 사전에 범행지역을 답사,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뒤 살인을 저지르는 ‘계획 살인범’의 면모를 과시했고 경찰의 DNA 감식까지 고려해 증거를없애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부유층 노인 연쇄 살인의 경우 유씨는 길가에서 멀리 떨어지거나 정원이 넓어외부에서 집안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부유층 동네의 100평 이상 2층 단독주택을 주요 범행대상으로 선정, 목격자가 나타날 가능성을 최대한 줄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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