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것으로 비쳐졌던 '성형외과'가 불황의 장기화로 폐업이 속출하는 등 의료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의 경우 올해 새회원명부작성을 위해 지난해까지 회원으로 활동했던 소속 개원의 7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올해에만 약 5.3%에 달하는 40여개 의원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 관계자는 "폐업한 40개 의원 중 4명은 이민을 가고, 4명은 은퇴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나머지 고용의로 전직한 의사를 빼고 최종적으로 17명의 성형외과 의사는 전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형외과 의원들의 불황은 개원의협의회 통계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지만 개원의들이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불황은 참으로 심각하다.
서울 강남의 A성형외과 원장은 "해마다 방학때가 되면 대학생, 중고생들의 수술예약과 상담으로 하루 종일 바빴는데 요즘은 비수기보다도 못하다"면서 "그나마수술을 받는 환자도 턱수술이나 안면윤곽수술 등 고비용 환자보다 쌍꺼풀 수술 등저렴한 비용의 환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통상 성형외과의 경우 '방학 때 벌어 가을을 버텨야 한다'는 속설이 있지만올해 여름방학은 최악의 불경기라고 의사들은 토로한다.
B성형외과 원장은 "3-4명의 의사가 함께 진료하는 병원의 경우 그나마 수술환자가 있는 편이지만 혼자서 진료하는 의원은 1주일에 1명의 환자를 보는 경우도있다"면서 "일부 개원의들은 자기 통장에서 돈을 빼내 직원들 인건비와임대료등을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C성형외과 원장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 겨우 쌍꺼풀 수술과 코 수술 등 10건을하는데 그쳤다"면서 "임대료 등 고정비용과 직원 월급을 맞추기에도 모자란다"고 털어놨다.
800여명의 개원의 회원을 두고 있는 대한피부과개원의협회도 요즘 불황을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피부과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피부과는 그나마 보험이 적용돼성형외과보다는낫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며 "폐업이나 전직, 이민을 고려하는 일부 피부과 원장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정치료와 근시 교정수술로 특수를 누리던 치과와 안과도 지난해에비해30%이상 환자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 전문업체인 마콘컴퍼니 이화진 사장은 "지금 병ㆍ의원이 겪고있는 불황은 장기화될 우려도 있다"면서 "불황기에는 우량고객에 대한마케팅강화,웹사이트 리모델링을 통한 고객 서비스 강화 등 지속적이고 체계적인마케팅활동을하는 것이 불황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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