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최근 급격한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일 집권 2기에는 강한 달러 정책을 펼쳐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선진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도 이날 베를린에서 회담을 갖고 급격한 환율변화에 반대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최근 기록적인 약세를 보이던 달러 급락세의 중단 여부가 주목된다. ◇부시 "강(强)달러 정책 펼칠 것" = 칠레 산티아고에서열린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부시 미국 대통령은 노무현(盧武鉉)대통령등 회원국 정상들과의 정상회담에서 강달러 정책을 펼쳐 나갈 것임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강한 달러 정책을 통해 장ㆍ단기적적자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川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 강한 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앞으로 의회와의 접촉을 통해장ㆍ단기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보장했다"고 말했다. ◇G20 "환율 급격 변화 반대" = 선진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은 이날 열린 베를린 회담에서 환율과 유가의 급격한 변화에 반대한다는 뜻을명확히 했다. 회의 의장국인 독일의 아이헬 재무장관은 "세계 경제의 불균형이 급격한 변화를야기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는 유가나 환율에 이런 변화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의 공통된 입장"이라면서 미국의 재정 강화 등을 촉구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어느 국가도 약달러를중단시키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각국 반응 =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부시 대통령의 강달러 발언에 대해"강한달러 정책이 미국 경제에 좋은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중요하다는 부시 대통령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강달러 발언이 일종의 '립 서비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이 이라크의 대외부채 80%를 탕감키로 합의한데 대해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선물을 줄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최근 달러 약세기조가 지나치다는 인식도 부시 대통령의 강달러 입장 표명에 한몫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달러화 약세 현상은 미국의 무역 및 재정적자의결과라면서 "자신들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조속히 매진하지 않으면서 유럽인들에게 구조개혁을 꾸준히 추진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한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산티아고에서 열린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현재 고정환율제로 묶여 있는 위안(元)화를 변동환율제로 변경할 의사가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관리가 전했다. 하지만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 참석중인 저우샤오촨(周小川)중국인민은행장은 "지금은 위안화 환율의 기술적 조정에 관해 얘기할 단계가아니다"고상반된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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