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올해는 지방의원들이 아닌 지역 간부공무원의 해외연수가 농민을 실망시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칠곡군 의회가 정년퇴직 1년여 앞둔 8명의 간부공무원의 해외연수 예산 2천400여만원을 승인해 주었으니 하는 말이다.
해외연수 명분은 장기근속자에게 퇴직후 사회적응 능력 배양 등 사기진작이라는 것이다. 30여년 동안 해당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으니 그 댓가로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것이 “뭐 그리 큰 문제가 되는가” 반문할 수도 있다. 어쩌면 사기진작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라 볼 수 있다. 특히 해외연수 해당자들과 내심으로는 외유를 즐기고 싶은 의원들은 말이다.
그러나 해당지역 주민과 가뭄에 고생하고 있는 농민들은 간부공무원들의 유럽연수에 부정적이다. 그것은 몇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우선 칠곡군은 군수의 공백상태에 있다. 그렇다면 간부공무원들은 군수를 대신해서 크고 작은 지역현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바쁘게 움직여야 할 사람들이다.
더욱이 지금 농촌은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는 심각한 상황도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또한 연수 대상자들이 정년 1년 전후를 남겨둔 간부 공무원들이라 할 때 그들이 해외에서 보고 듣고온 내용이 실질적으로 군정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우리의 재정 형편을 감안 할 때 단순한 위로·격려성 해외여행을 해도 괜찮을 만큼 군재정이 건강하지도 않다.
아무튼 우리 농민들은 해외연수 자체를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시기와 방법이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이제 지방의원은 물론이고 공직자들의 해외연수가 아무런 구체적 목적과 실효성 없는 관광성 외유로 변질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