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의식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왔다. 응답자의 90%이상이 법 보다는 돈이나 권력이 더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회분쟁 해결에서 가장 유용한 해결수단이 법이 아니고 권력과 돈이라는 것이다. 똑 같은 나쁜일을 해도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이 더 심한 처벌을 받는가라는 문항에서도 91.1%가 ‘확실히 그렇다’거나 ‘그런 편’이라 했다.
이러한 결과를 살펴보면 시민들은‘법 집행의 공정성’에 상당한 불신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법이 권력과 부에 불공평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법 권위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준법의식이 약화되기 마련이다.
시민들이 권력과 돈에 의해 일관성 없는 법 집행이 난무하고 있다고 보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법을 가장 충실히 지키며 실행해야 할 사람들인 통치자나 특권층이 법을 준수하지 않는 전통을 남겼다는 점이다.
그런 전통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법원의 출두 명령서를 받고서도 수십차례 출정을 거부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있기에 하는 말이다.
그런 정치인을 비롯한 특권층의 일부가 법을 경시하는 행태를 바꾸지 않는 한 시민의 준법의식은 크게 개선되기 힘들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이 솔선수범하여 법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시민단체, 기업, 자치단체 등의 관계자들이 모여 캠페인 몇차례 펼치는 것 보다 훨씬 파급효과가 크다고 본다.
법 집행을 맡은 검·경찰과 행정기관 등은 ‘공정성’을 무엇보다 중시해야 한다. 법도 도덕성을 갖추어야 권위가 서는 법이다. 이는 법규가 모든 이에게 공평하고, 일관된 법 시행을 말한다. 사적인 정실이나 정치적 권력과 금전적 부정에 의해 이현령 비현령식으로 법이 집행되고서는 시민들의 준법의식을 제고시킬 수가 없다.
법 정의에 기초한 법규의 엄정하고 일관된 적용이야 말로 준법질서를 바로 세우는 지름길이다. 최근 검찰의 인사로 새로 부임한 지청장및 검찰관계자들은 지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준법환경 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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