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비로 급한 불은 껐으나 아직 안심할 수 없다. 6월말경에 비가 온다고 하지만 워낙 기상이변이 심하니 그것도 믿을 것이 못된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 하는 수밖에 없다. 가뭄과 홍수에 대응할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 것이다.
중소규모 댐을 많이 건설하고, 하천바닥을 파 집수정을 설치하는 등 물을 가두는 노력이 이제 본격적으로 펼쳐져야 한다. 하천수는 거의 절반가량이 바다로 흘러가버린다고 하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또 한편 기존의 저수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저수지는 여름 홍수때 흘러내리는 토사로 인해 해마다 조금씩 바닥이 올라가 담수량이 감소된다. 이 토사를 제때 준설하지 않으면 저수지의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영양지역을 예로 들면, 군내 22개 농업용 저수지의 총 담수량이 280만3천t이지만 그동안 퇴적물이 쌓여 실지 저수율은 48%정도라 한다. 절반 가량이 매몰돼 저수지 구실을 반밖에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영양뿐 아니라 경북도 전역이 비슷할 것이다.
이번 가뭄에서도 저수지가 제대로 준설됐었더라면 이처럼 國難을 당한 것처럼 당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매년 봄철 마다 가뭄고통을 당하면서도 그 때만 지나면 잊어버리는 치수행정에 비난이 쏟아지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하겠다.
영양군의 경우 22개 저수지중 준설을 한 곳은 겨우 2곳뿐이고, 심지어 준설예산을 배정받고도 착수를 못한 채 예산을 반납한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10년 이상 준설을 못한 채 방치한 저수지가 대부분이니 가뭄을 만나면 그 고통을 당하는 것이다.
모내기철 이후부터 초여름까지는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 이 무렵에는 댐과 저수지들이 대체로 바닥을 드러낸다. 이 시점이 바로 준설공사를 할 適期이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이 시기를 놓치지 말고 대폭적인 예산을 투입해 저수지 준설을 시작해야 한다. 소를 더 이상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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